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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부산에서 호치민 바로 갑니다”

등록 2003-09-24 00:00 수정 2020-05-02 04:23

지난 9월18일 부산에서 부산∼호치민간 항공기 직항로 노선 협약서 조인식이 열렸다. 베트남 항공사가 10월23일 첫 취항을 시작으로 매주 2차례씩 양쪽을 운항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부산·경남지역 기업인이나 관광객들은 이제 인천국제공항을 거쳐야 하는 불편을 덜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이 노선 취항을 추진한 주체가 한국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아니라 한 기업인이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신발완제품 제조회사인 태광실업(주) 박연차(58)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박 회장은 이날 조인식에서 판 반 카이 베트남 총리로부터 ‘베트남 친선훈장’을 받았다. 한-베트남 양국간 교류 협력에 기여한 공로였다. 그는 지난해 3월부터 베트남 항공사와 수차례에 걸친 협상을 거친 끝에 부산∼호치민 직항로 개설을 이뤄냈다. 그와 베트남의 인연은 지난 1994년 호치민시 부근 동나이성에 신발회사 ‘태광비나실업’을 세워 베트남에 첫발을 내디디면서 시작됐다. 국내 신발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자 인건비 부담이 적은 베트남에 진출한 것인데, 현지인 1만2천여명을 고용하고 있는 태광비나실업은 현재 연간 매출액 1억5천만달러로 베트남 제2위의 수출기업으로 성장했다.

베트남쪽이 박 회장한테 국가 최고 훈장까지 수여한 이유는 이번 직항로 개설 공로 때문만이 아니다. 박 회장은 호치민시 근교에 22만달러를 투자해 안빈유치원을 설립, 400여명의 베트남 어린이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하노이에 있는 체육센터에 1억원 상당의 헬스기구도 제공했고, 불우학생 장학금 지급·수재의연금 기탁·경로위안잔치 개최 등을 통해 지난해 50만달러가량을 베트남 지역사회에 지원했다.

이런 공로로 박 회장은 2000년 베트남 명예영사에 취임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다시 명예총영사로 위촉됐다. 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을 앞두고는 베트남 레슬링 국가대표선수들이 한국에서 전지훈련을 할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박 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극구 마다했다. 태광실업쪽은 “박 회장이 베트남을 한국에 제대로 알리기 위해 ‘베트남 소개 책자’도 펴내는 등 민간 외교관으로서 양국간 동반자 관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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