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단체 회원들이 2023년 3월22일 열린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 수립 등에 대한 공청회’에서 기습시위를 벌였다. 한겨레 백소아 기자
2023년 3월21일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안)이 공개됐다. 향후 20년 동안 한국 기후정책 방향을 좌우할 최상위 계획이다. 한데 지난 정부가 수립한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2030 NCD)에서 산업부문 부담만 줄이고 대부분의 감축 책임을 다음 정부로 미뤄놨다.
8년 뒤인 2030년 배출량 목표치는 2018년 배출량인 7억2760만t의 40%를 줄인 4억3660만t이다. 전 정부에서 설정한 목표치 그대로다. 반면 산업계 감축 책임은 14.5%(2018년 대비 감축률)에서 11.4%로 줄였다. 산업부문에서 810만t, 수소부문에서도 80만t의 부담을 덜어냈다. 890만t을 줄여야 하는 책임은 전환(발전)에 400만t, 국제감축 400만t,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 90만t 등으로 전가됐다. 국제감축은 모든 국가가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작고, CCUS는 아직 기술이 실용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무책임한 조치란 비판이 나온다.
2030년까지 연도별 계획에서도 문제가 드러난다. 전체 8년 가운데 현 정부 임기 내 감축률은 연평균 2%에 불과하고 다음 정부부터 9.3%로 늘어난다. 전체 감축량의 42.6%인 1억2400만t을 2029년과 2030년 마지막 두 해에 할당해놨다.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난 2020년 감소분(4400만t)의 세 배에 이른다.
관련 예산도 터무니없이 적다. 인류 전체에 위협이 되는 사안에 고작 향후 5년간 89조9천억원을 투입한다. 연평균 18조원으로, 2023년 국방예산(57조7천억원)의 31%에 불과하다. 녹색연합은 성명에서 “사실상 현 정부의 감축 책임을 (다음 정부로) 떠넘기는 무책임한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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