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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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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5-04-11 15:40 수정 2020-05-03 04:27

함규원 그녀들은 가장 아름다운 꽃

포토² ‘봄, 꽃이 지다’를 들여다본다. 봄이 왔건만 꽃이 졌다. 10년. 20대 청춘들이 어느새 결혼해 가정을 이루고 아이 엄마가 될 만큼의 긴 시간. 만약 내가 그녀들 같은 상황에 놓인다면 그렇게 10년을 견딜 수 있을까 싶어 아득하기만 하다. 1심과 2심에서 승무원들 손을 들어주었던 법은 이번에는 코레일의 손을 들어주었다. 대법원은 KTX 여승무원들이 코레일 노동자가 아니라며 판결을 뒤집었다. 하지만 KTX 여승무원들은 정든 일터로 돌아갈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한다. 노래 가사 하나가 맴돈다. “꽃 중에 가장 아름다운 건 봄이 오는 걸 아는 꽃이라. 이야기하며 기꺼이 겨울에 피는 꽃이 되고 싶어라.” 그녀들은 가장 아름다운 꽃이다.

노지원 결벽증 걸린 선거법

집집마다 후보자의 얼굴이 그려진 깃발이 팔락인다. 자동차 뒷유리에는 ‘VOTE FOR~’(~에게 투표하세요)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 영국 런던의 주택가를 걷다 목격한 광경이다. 5월 총선을 앞두고 들뜬 분위기를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 선거법을 들이대면 이런 깃발, 스티커가 다 불법이다. 정치 ‘이런 선거법!’ ‘한국이라면 불법천지 캐나다 선거’를 읽고 혼란스러웠다. 한국의 선거법은 ‘그럼 선거운동을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인가’ 하는 탄식을 내뱉게 하고, 캐나다의 선거법은 ‘이렇게까지 해도 되나’ 하는 경외심마저 느끼게 했다. 작은 부패도 용납하지 않으려는, 결벽증에 걸린 듯한 선거법. 우리는 그 기회비용으로 ‘민주주의’를 지불하고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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