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9일은 특별했다. 기자들에겐 그저 시간이 화살처럼 빨리 가는 ‘목요일’에 불과했지만. 징검다리 연휴 기회를 제공한 천금 같던 한글날이었으며, 서울 노원구에 살고 있는 독자 이기수(40)씨에겐 결혼기념일이었다. 친구 소개로 아내 황서영(37)씨를 만나 9년 전 10월9일 결혼식을 올렸다. 이제, 초등학교 2학년생 아들 유찬이까지 세 식구가 알콩달콩 살고 있다. 기념일까지 챙겨 전화를 걸었을 리 만무하건만 마음 씀씀이가 넉넉한 독자님은 “단박인터뷰가 결혼기념일 선물 같아 놀랍고 기쁘다”고 반겨주었다.
=식구들과 함께 캠핑장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는데 보러 온다는 사람이 있어서. 네 정거장 떨어진 외곽으로 이사갈 예정인데, 아내의 출퇴근 거리가 좀더 가까워질 것 같다.
-혹시 무슨 일을 하시나.=경기도 의정부 상우고등학교에서 사회 과목을 가르친다.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다. 아내도 영어 과목 교사다.
-요즘 학교 분위기는 어떤가.=특목고, 자사고, 일반고 순으로 계층화가 고착돼 있다. 공부 때문에 바쁜 학생도 있지만, 집안 환경 때문에 7~8시간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아르바이트를 하면 공부는 언제 하나.=학교에 와서 하루 종일 자는 거다. 학생들이 미래에 대해 미리 체념하고 있다. 해봤자 뭐가 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학습된 무기력함이다. 서울 중랑구 학생들도 이런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도 기사로 다뤄달라.
-교사로서 고민이 많을 것 같다. 은 언제부터 보게 됐나=2004년 정교사로 발령받은 지 얼마 안 돼서 구독 권유 전화를 받았다.
-10년째 구독 중인데 끊지 않은 까닭은.=무식해지지 않기 위해서. 사회 교사인데 사회가 돌아가는 건 알아야 하지 않겠나. 아직도 본다고 하면 나를 이상하게 보는 시선이 있다. 반대쪽 의견도 많이 실어주면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다면.=아내에게 사랑하다고 전해달라. 아들 이름이 이유찬이다. 아들아! 엄마·아빠가 사랑한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윤석열,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했나…“계엄 문건 이상민도 전달”
탄핵 외치면 “중국인”…민주주의 위기 실감한 청년들
냉담한 현실 [그림판]
김경수 “민주당, 여론 압도 못 해…한 사람 독주 허용 않아야”
헌재, 최상목에 “마은혁 헌법재판관만 임명 안 한 근거 뭐냐” [영상]
“명태균은 다리 피고름 맺혀도”…윤석열 병원행 분개한 명씨 변호인
[영상] 윤석열, 계엄 51일 만에 만난 김용현에 ‘답정너’ 신문
서부지법 판사실 문 부순 ‘사랑제일교회 특임전도사’ 구속
[단독] 김용현 “윤석열, 계엄 법령 다 찾아봐”…윤 주장과 배치
‘전광훈 지시 받았나’ 묻자…서부지법 난동 전도사 묵묵부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