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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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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호를 읽고

등록 2014-07-12 15:55 수정 2020-05-03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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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심 <font color="#C21A1A">용서받지 못할 우리</font>

임 병장 사건을 왕따·군대 문제로만 보는 건 미시적이다. 이는 우리가 그동안 약자를 어떻게 대해왔느냐는 ‘태도’의 문제로 해석돼야 한다. 이 점에서 표지이야기 ‘모두 예외적 인물이 벌인 사고?’가 인상 깊었다. 우리는 배려한다면서 끊임없이 약자를 분리하고 낙인찍어왔다. 관심병사제도가 되레 부적응 병사를 구별짓고 배척하는 용도로 악용돼온 건 아닌지. 대사처럼 ‘병신처럼 살고 싶지 않으면 괴물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괴물을 만든 건 국가·제도가 아닌 우리일지도. 이 점에서 제1018호 표지 제목은 ‘용서받지 못할 국가’가 아닌 ‘용서받지 못할 우리’여야 할 것이다.

함규원 <font color="#C21A1A">낙태를 다시 생각하다</font>

고등학교 때 친구는 “엄마 뱃속에 죽은 동생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어머니는 온화하고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어린 나는 ‘낙태’의 이미지와 그 가족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레드 기획을 읽으며 다시 생각했다. 다큐영화 을 통해 낙태 담론에서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낙태를 무조건적으로 비난할 수 없는 성정치학적 맥락이 있으며, 한 여성의 인생을 낙태 경험이라는 잣대 하나로 쉽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데 공감한다. 호명되지 않았던 삶들을 카메라 앞으로 불러내 입을 떼게 하고, 그 과정에서 상처받지 않도록 충분히 배려한 제작진의 태도가 인상 깊었다. 은 목소리 없는 이들의 이야기를 신중하게 듣는 배려 깊은 청자였다. 이런 기사를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민경 <font color="#C21A1A">속시원한 오해풀이</font>

순수한 스폰서는 없다. 2년 전 ‘김영란법’이 입법 예고됐을 때 실린 특집 제목이기도 하다. 불순한 스폰서는 계속 늘어났다. 그사이 최악의 참사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김영란법’은 아직도 법안 처리가 미뤄진 상태다. 오해 때문이다. 이슈추적 ‘커피 한잔 못 얻어먹는다고?’는 그 오해를 하나하나 짚어냈다.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에게 직접 자문을 구한 점이 탁월하다. 나 역시 몇 가지 비슷한 오해를 하고 있던 터라 속이 시원했다. 추가로 ‘김영란법’의 관련 법안 전문을 싣는 것도 또 다른 오해를 방지할 방법이 될 수 있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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