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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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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호를 읽고

등록 2014-07-05 15:13 수정 2020-05-03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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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성 호소력 있는 문제제기

노동에서 최대 의제는 늘 임금이었지만, 이제 새로운 문제에 직면해 있다. 특집 ‘퇴근할 수 있는 권리를 달라’는 그것을 짚어냈다. “‘시간 주권’을 나누자”는 슬로건이 아주 좋았다. ‘삶’에 대응될지도 모를, ‘시간’의 통제권이 노동자에게서 박탈됐다는 사실은 문제의 심각성을 환기한다. “모바일 메신저 창 안에서 퇴근은 무의미하다”는 모든 피고용자의 푸념이다. ‘저녁이 있는 삶’은 이런 호소력 있는 문제제기로부터 실현될 것이다. 기업 역시 일과 삶 균형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삼성의 ‘자율출퇴근제’ 실시는 예상외다. 이 제도가 “‘시간 주권’을 노동자와 나눈” 사례로 남는다면, 삼성 노동자들을 다시 인터뷰해보는 것도 흥미롭겠다.

정현환 잘 알려지지 않은 우윈틴

한 버마(미얀마) 언론인의 죽음을 다뤘다. ‘우윈틴’. 버마의 대표적 지식인이자 장기수였던 그는 원칙과 소신을 끝까지 지켰다. 그의 얘기는 최근 언론인 출신 총리 후보자의 친일 미화 발언으로 논란이 일었던 우리 사회에 메시지를 던졌다. 버마 하면 아웅산 수치 여사를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보다 훨씬 버마의 민주화에 힘쓴 인물이 있다는 것을 소개한 점은 인상적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에 대한 재조명은 하수상한 우리 시대에 남다르게 전달된다. 하지만 우윈틴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제공해주지 못했던 것 같다.

곽우신 한 발자국 더

월드컵, 둥근 공, 기울어진 운동장, 양강 구도와 그 사이에 끼인 군소정당들의 이야기까지 딱 맞아떨어지는 표지였다. 축구와 정치라는 상이한 주제를 절묘하게 조합해서 화두를 던지며 새누리당이라는 절대적 권력을 파헤치고, 양당제가 고착화되는 가운데 아등바등하는 진보정당의 문제를 해부했다. 씁쓸하지만, 이 처참한 상황이 현실이라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갔으면 좋았을 것 같다. 진보 통합, 빅텐트 참여 여부 등 대안을 두고 논란은 계속된다. 전문가의 입을 토대로 각 방향의 장점과 단점을 조금 더 자세히 소개하는 기사도 하나쯤 더 있었더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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