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리, 물소리가 기분을 맑게 한다. 통화연결음이 끝나자 양은미(47)씨가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남편이 더 열혈 독자예요.” 다음날 밤 남편 최봉수(49·사진)씨가 묵직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30년 넘는 서울살이를 접고 충북 진천군 백곡면의 산골짜기에 살고 있다는 부부 독자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호주제가 폐지되기 전에 낳은 큰딸은 최양다음(12),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제비를 좋아했다는 최씨가 ‘제비’라고 이름 지으려다 면사무소 앞에서 포기했다는 작은딸은 최연(7)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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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은 어떤 곳인가.
=충북이다. (3초간 침묵 뒤 웃음) 평야도 많은데 나는 외진 산골에 살고 있다.
-귀농했나.
=대학 마치고 경남 마산·창원 지역에서 조선플랜트 제반사 일을 7~8년 했다. 센 ‘노가다’다. 물성(물건이 지닌 성질)이란 게 있는데, 쇠를 오래 만지면 몸도 마음도 다칠 것 같더라. 10여년 전부터 한옥 짓는 목수를 하고 있다.
-쇠와 나무, 느낌이 많이 다를 것 같다.
=본질 자체가 다르다.
-진천으로 간 계기는.
=충북 괴산에서 목수로 데뷔했는데, 동네가 마음에 들었다. 천하 절경이라 관광지로 개발되거나, 입지 조건이 좋아 난개발될 곳이 아니더라. 큰딸이 갓난아기였는데, 도저히 서울에서 못 키울 것 같고.
-아이들은 좋아하나.
=하하, 선택권이 없었던 건데 다 큰 뒤 나를 원망하지는 않을 것 같다.
-어떤 아이들로 키우고 싶은가.
=큰딸이 학교에서 가훈을 적어오래서 ‘귀감’(龜鑑·사물의 본보기)이라고 써 보냈다. 특별한 건 없고, 건강하게 살자, 그리고 혼자 성공하지는 마라.
-어떤 뜻인가.
=농촌 지역이라 한부모·조손 가정이 많다. 아이들이 기죽어 지내는 게 눈에 보인다. 다른 아이들이 성장해야 내 아이도 같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기구독을 7~8년 했다고 들었는데.
= 창간 때 어머니와 3남매 모두 주주로 참여했다. 은 괴산에 살 때 형님이 2년치 정기구독권을 주신 이후 보고 있다.
-어떤 분야의 기사에 관심 있나.
=‘부글부글’처럼 순발력 있는 기사도 좋지만, 기획이 중요한 것 같다. 국정원의 불법·부정 선거에 대한 심층 기획, 흩어져 있는 진보정당과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담은 기획 기사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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