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보낸 설 퀴즈큰잔치 응모엽서의 사연은 “지치고 힘들고 피로한 겨울입니 다”로 시작한다. 대선에 취업에 개인사까지 겹쳐서 힘들었다는 스물다섯 하승 현씨의 겨울, 봄 그리고 여름. 그는 “봄이 왔다고는 못해도 희망이 보인다”고 했 다. 2010년부터 구독한 그에게 은 “세상을 보는 창”이다. “버리기 아 까워” 잡지를 모아둔 이유는 “이게 다 현대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열심히 보나. ‘독자와 함께’ 정도를 빼고 빠짐없이 본다. 시험 때문에 놓 친 부분이 있거나 하면, 방학 때 다시 챙겨서 볼 정도다. 숙제 같다. 안 보면, 세 상의 흐름을 모르고 있는 것 아닐까, 불안하다.
아쉬운 점은. 그런 질문을 하겠다 싶어 색안경을 끼고 찾았다. 레드의 문화면 바 탕이 대부분 흰색이다. 좀 재미없어 보이고 눈길이 안 간다. 그 정도… 말고는 정 말 없다.
좋아하는 면은. ‘홍기빈의 W 경제’를 좋아하고, 임지선의 ‘곤란해도 괜찮아’를 좋아했다. 아이를 워낙 좋아해서. 임신한 누나한테도 ‘곤란이’ 보라고 권했다.
처음에 어떻게 보게 됐나. 주간지를 잘 몰랐다. 서점에 갔는데, 눈에 띄어서 비 교해보았다. 서서 꼼꼼히 비교할 여유는 없었는데, 나중 에 구독을 시작하고 잘했구나 싶었다.
어떤 면이 좋나. 사건의 이면, 피해자 입장, 가해자 입장을 두루 알게 된다. 방송에서 말해주지 않는 것들이다.
세상이 청년에게 가혹하다. 잉여, 쓰레기 일베충…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사람마다 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조금씩 바 꾸고 싶고.
고민이 많겠다. 나는 세모, 동그라미, 별표가 아니다. 나름대로 생긴 도형이다. 그런데 세상의 틀은 세모, 동그라미, 별표밖에 없다. 나를 잘라내야 한다. 내가 나가 아닌 것 같다.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
고민이 많은 시기다. 취업이냐 진학이냐, 선택도 해야 한다. 마지막 학기가 남았 지만, 그는 방학에 친구와 북스터디를 한다. 여전히 세상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 은 친구다. 목소리는 차분했고, 말들은 절절했다.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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