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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에 초는 왜 켜는 걸까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등록 2013-05-20 18:45 수정 2020-05-03 04:27
<table border="0px" cellpadding="0px" cellspacing="0px" width="100%"><tr><td height="22px"></td></tr><tr><td bgcolor="#E7E7E2" style="padding: 4px;"><table border="0px" cellpadding="0px" cellspacing="0px" width="100%" bgcolor="#F7F6F4"><tr><td class="news_text02" style="padding:10px"><font color="#A341B1">부모님이 읽으시던 을 들춰보니 ‘무엇이든 물어보세요’가 있더라고요. 지난 4월30일이 제가 좋아하는 2PM 장우영의 생일이었는데, 생각해보니 생일에 초는 왜 켜는 건지 궁금해요.(이성민·서일중2)</font></td></tr></table></td></tr><tr><td height="23px"></td></tr></table>

독자님 미안해요. 2PM은 아는데, 장우영은 몰라요. 인터넷 찾아보니 잘생기셨 네요. 늦었지만 이성민님과 함께 생일 축하드려요. 좋은 노래 많이 불러주세요.

지난 5월6일이 떠오릅니다. 김성환 기자의 생일을 맞아 저희도 사무 실에서 생일 케이크에 초를 켜고 후후 불어 끄도록 하고 나눠 먹었답니다. 30대의 경우 나이에 맞춰 초를 꽂곤 하는데, 40살 넘은 사람들 생일에는 대충 꽂는 경향 이 있어요. 생일 축하가 아니라 늙어가는 걸 위로하는 듯한 세리머니예요. 초코파 이를 쌓고 커다란 양초 하나를 꽂은 생일 케이크도 한 번쯤 보셨을 거예요. 요즘은 숫자 초, 알파벳 초로 꾸미기도 하 죠. 어쨌든 촛불 후후 불고 박수치는 것은 똑같습니다.

케이크 만드는 일에 종사하시는 분들에게 먼저 물었습니 다. SPC 현주엽 홍보기획팀장님은 “그런 질문을 처음 들 어봤다”고 하십니다. 고려직업전문학교 호텔제과제빵학과 의 곽지원 교수님도 “행운을 빌어준다는 의미인 것 같은데, 정설은 들어보지 못 했다”고 하십니다. 두 분의 조언으로 케이크의 기원과 문화를 다룬 책과 자료를 뒤졌습니다. 조금씩 다르지만 두 개의 단어로 설명이 가능할 듯합니다. ‘아르테 미스’와 ‘킨더페스트’(kinderfest) 입니다.

음식문화평론가 윤덕노씨가 쓴 의 설명을 요약하면 이렇습니 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사람이 태어나면 일생 동안 그 사람을 지켜보는 수호천 사와 악마가 있다고 믿었다. 평소엔 교감할 수 없지만 생일에는 수호천사나 악 마와 영적으로 통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이가 태어나거나 생일이 되면 오늘 날의 케이크라 할 수 있는, 달 모양 빵을 만들어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 신전으로 갖고 가 아이의 안녕과 행복을 빌었다. 촛불은 소원을 신에게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 생일 케이크를 자르기 전 소원을 빈 다음 촛불을 불어 끄는 이유가 여기서 유래했다.” ‘생일’ 항목에도 “생일 케이크에 나이 수만큼 촛불 을 꽂고 단숨에 불어 꺼뜨리면 소원이 성취된다고 한다. 이는 그리스 여신 아르 테미스의 생일에 행한 인습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나옵니다.

‘킨더페스트’는 중세 독일의 풍습이라고 합니다. (조민영 지음)에서는 ‘킨테페스테’라고 적었는데, 중세 독일 농가에서 생일을 맞은 아이가 아침에 눈 뜨면 촛불을 켠 케이크를 선물하고, 촛불은 저녁 식사 때 온 가족이 둘러앉아 케이크를 먹을 때까지 계속 켜놓았다고 해요. 아이의 실제 나이보다 하나 더 많 이 밝혀서 또 다른 한 해를 이끌어주는 ‘생명의 등불’로 삼도록 했다는 거죠. 에도 “중세 독일에서 아동절(kinderfest) 때 빵 반죽을 포대기에 누 운 아기 예수 형태로 빚어 생일을 축하했는데, 이런 전통이 생일 케이크로 발전 했다”고 나옵니다.

초를 켜는 게 케이크의 맛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촛불 끌 때 침 튀기는 게 싫어서 안 꽂는다는 분도 있더라고요. 곽지원 교수님도 “맛에는 영향이 없다. 오 히려 촛농이 떨어져서 먹는 데 방해가 된다”며 웃으십니다. 그렇지만 촛불 없는 생일 케이크는 왠지 맛이 덜할 것 같지 않나요?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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