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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 반갑습니다! 저도 한때 ‘까미 주인’이었어요. 20년 전 키웠던 요크셔테리어 이름이 까미였거든요. 까만 털에 보슬보슬 뒤덮여 태어나면서 ‘까미’란 이름이 붙었죠. 저로서는 얼룩 강아지를 왜 까미라고 이름 붙였는지가 의문이네요.
질문에 대한 답부터 드리면, 얼룩무늬 인간도 드물게나마 존재합니다. 주위 누군가가 이런 얼룩무늬 피부라면 우리는 질병이 아닌가 의심하겠죠? 하지만 유전학적 현상이라 어느 병원에 가도 신통치 않을 거예요.
인간도 그렇지만, 동물도 피부나 털가죽이 얼룩무늬가 되는 것 자체가 그다지 자연스러운 일은 아니에요. 어떤 동물이건 엄마와 아빠로부터 피부색·털색을 결정하는 유전자를 각각 물려받겠지만, 그중에 우성인 색깔이 있으니까요. 얼룩무늬는 원래 드물게 나타나는 돌연변이예요. ‘세포분열 과정 중의 오류’라고 표현하기도 해요.
그럼 얼룩말이나 젖소, 또 까미는 어떻게 된 거냐고요? 과학자들은 여러 가지 목적에서 돌연변이 형질이 굳어진 거라고 설명해요. 얼룩말의 경우 애초엔 흰색이거나 검은색이었지만 우연히 얼룩무늬를 가진 개체가 탄생했고, 포식자들이 우글거리는 자연환경에서 얼룩무늬가 (단색 종보다) 생존율이 높았을 수 있겠죠. 그래서 얼룩말이 하나의 종으로 굳어졌다고 가정할 수 있을 거예요.
가축인 젖소는 좀 다른 이유로 추정됩니다. 소를 키우던 인류가 젖이 많이 나오는 품종을 찾아냈는데, 그게 하필 얼룩무늬였을 가능성이 외려 크다는 거죠. 그리고 젖을 많이 얻고 싶은 인간이 품종을 유지하려고 계속 같은 종끼리 교배시켰다면(육종) 그 형질도 굳어졌겠죠. 바로 이웃한 유전자끼리는 같이 움직이는 탓에, 젖이 많이 나오게 하는 유전자와 얼룩무늬를 결정하는 유전자가 바로 이웃한 건 아닐까 추측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달마티안 같은 얼룩 개나 얼룩 고양이도 인간이 육종했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개의 조상인 늑대나 고양이의 조상인 야생 고양이의 털 색깔은 단색인 경우가 많죠. 따라서 개나 고양이의 조상이 특별히 얼룩말 같은 필요에 따라 얼룩무늬를 진화시킨 건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신 이들을 가축으로 키운 인간의 여러 가지 목적, 심지어 보기 좋게 하려는 목적에서 얼룩무늬가 굳어졌다고 봐야겠죠.
인간 얘기로 돌아가보죠. 인간도 과거 언젠가 얼룩말처럼 얼룩무늬로 진화할 기회가 있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겠죠. 김지현 연세대 교수(시스템생물학)는 “점박이 개는 인위적 선택이지만, 우리 피부색은 자연이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인간이 인간을 실험적으로 교배시킬 일은 없어야겠지만, 엉뚱한 생각을 해볼 순 있겠죠. 김우재 미국 캘리포니아대학(UCSF) 연구원은 “외계인이 나타나서 인간을 개나 고양이처럼 선택 교배한다면 우리도 얼룩무늬 인간을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하네요.
김우재 연구원은 “이런 질문 정말 좋다. 이런 게 바로 과학적 호기심이고, 이런 걸 연구하다보면 노벨상도 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까미 주인’님도 과학자를 꿈꿀 수 있는 처지이기를 내심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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