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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3호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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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3-04-07 22:16 수정 2020-05-03 04:27
953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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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영 호황인데 평론은 없다

가 폐간된다. 이제 영화전문 주간지는 만 남은 셈이다. 한국 영화는 유례없는 호황이라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다룬 평론은 읽지 않는다. 이런 기이한 상황에서 레드 기획 ‘평론가들의, 평론가들에 대한 당신을 위한 뒷담화’는 함께 고민해볼 만한 화두를 던진다. 멀티플렉스 독주와 단시간 내 흥행을 위한 물량 공세, 속도전 등은 관객이 작품을 두고 느긋이 이야기할 기회를 앗아가버린다. 다양한 주제, 깊이 있는 분석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잘 팔릴 만한’ 소재 몇 개만이 남을 것이다. 섬뜩하다.


박선희 시나브로 온 싱글의 시대

기획 ‘4인4색 독거의 기술’을 읽으며 그들의 외로움과 자유로운 시간에 공감했다. 벌써 일주일째, 내 방 안에 건조대가 펼쳐져 있다. 움직이기 불편하지만 어차피 다시 펼칠 수건을 개는 게 번거롭다. 3년째 독거 중인 나는 이렇게 살아도 불편하지 않고, 더럽다 느껴지지 않는다. 혼자 사는 사람이 늘어나는 만큼 외로움과 집안일을 견뎌내는 다양한 요령이 생기고 있다. 기사에서는 제각기 다른 ‘혼자 사는 법’들을 강제로 이해시키지 않고 잘 보여줬다. 결혼을 중심으로 견해 차를 보이는 한·중·일 독거남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임성용 혼자서 감당하기엔 너무 무거운 삶의 무게

주위를 둘러보면 자의건 타의건 혼자 사는 사람이 꽤 많다. 그러나 그들을 위한 정책은 잘 보이지 않는다. 하다못해 정부 지원 전세자금 대출도 부양가족이 없다면 만 35살 이상이어야 받을 수 있다. 1인 독립가구 형태의 생활양식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라도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삶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줄여준다면, 박근혜 정부의 국정 비전인 ‘국민행복, 희망의 시대’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정진희 우리 코앞까지 얼마나 걸릴까

당장 특집2 ‘진주에서 시작된 의료 민영화’의 몇몇 사례만 봐도 가슴이 답답하다. 돈을 위해서라면 뭐든 쉽게 통과시키면서 정작 당연히 지켜져야 할 기본 권리를 위한 일은 뭐가 그렇게 힘든지 모르겠다. 국가는 외부의 적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공공재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생겨났다. 공공재가 기본 권리를 지켜주지 않으면 현대 국가의 존재 의미는 무엇일까. 민영화의 여파가 진주에서 시작해서 우리 코앞까지 오는 데 얼마나 걸릴까.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을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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