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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자료
사내아이들만 그런 게 아닙니다. 우리 집 두 딸도 스티 커라면 ‘환장’했습니다. 1~2년 전만 해도 유리창이며 방문, 냉장고 가릴 것 없이 집 안이 온통 스티커투성이 였으니까요. 저 역시 궁금했습니다. 그림을 그리거나 레고 블록을 쌓는 것처럼 공작적 성취감을 가져다주 는 것도 아니고, 이미 만들어진 기성품을 떼어 여기저 기 붙이는 놀이가 도대체 어떤 즐거움을 주는 걸까.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스티커’를 검색어로 입력해봤습니다. ‘스티커 제작’ ‘스 티커 인쇄’ ‘수제 스티커’ 등이 연관 검색어로 뜹니다. 자녀를 위해 직접 스티커 를 만드는 알뜰 엄마가 적지 않은 모양입니다. 컬러 프린터 보급이 확대되고 포 토숍 기술이 대중화된 덕분입니다.
제가 어렸을 땐 지금 같은 부착형 종이 스티커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판박 이 스티커’가 대세였습니다. 그림이 그려진 얇은 비닐막을 공책이나 교과서 표지 에 밀착하고 손톱에 불이 나도록 열심히 문지른 뒤 조심스럽게 비닐을 뜯어내면 그림만 종이에 남습니다. 문지르는 공정이 고르고 세밀하지 못하면 그림 일부가 표면에 부착되지 않고 비닐과 함께 벗겨져나오기 일쑤여서 상당한 공력과 난도 가 요구되는 작업이기도 했습니다. 밑그림으로는 사내아이들에겐 황금박쥐, 태 권브이 같은 공상과학영화 캐릭터, 계집아이들에겐 캔디나 안소니 같은 순정만 화 주인공들이 인기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아동심리 전문가인 김영훈 의정부성모병원장의 설명입니 다. “어른들이 보기엔 단순하기 짝이 없는 놀이 같지만, 2~4살 유아들에겐 스 티커를 붙이는 게 자기 손으로 무엇인가를 아름답게 꾸미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인간에게 근원적인 자기표현 욕구를 충족시키는 활동이다.” 스티커 놀이는 인지 발달에 끼치는 영향도 적지 않답니다.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하나의 스티커를 선택해 손으로 떼어낸 뒤 어딘가에 되붙이는 일은 참여자의 적극성과 창의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라는군요. 선호하는 스티커 형태나 붙이는 방식에 따라 아이의 정서 상태나 성격을 유추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집안 이곳저곳에 스티커를 잔뜩 붙여놓는 게 혹시 동물에게 원초적인 ‘영역 표시’ 욕구와 관련된 것은 아닐까요? 김영훈 원장이 “일리 있는 의견”이라 고 합니다. 동물이 변이나 분비물로 자기 영역을 표시하듯, 스티커를 붙임으로 써 ‘이건 내 물건, 내 구역이다’라는 사실을 인정받겠다는 의지가 무의식의 층위 에서 작동한다는 겁니다.
내친김에 가장 인기 있는 스티커 콘텐츠를 탐문해봤습니다. 유아용 스티커 제 조·유통 회사인 N사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디즈니 만화 캐릭 터들이 독주했는데, 요즘은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강세”라고 전합니다. 뽀로로, 타요, 로보카 폴리. 유아 스티커계의 ‘3대 천황’이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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