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9호 표지
주말농장 체험기를 관심 있게 봤다. 나 역시 아이들과 주말농장을 해보려던 차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 소소한 일상들이었지만 실제 농업의 구조적인 문제를 알 수 있었다. 종자를 독점하고 있는 몬샌토 등 대기업 문제를 비롯해 복합비료와 농약이 없으면 수확이 나오지 않는 현실은 무겁게 다가온다. 농업도 결국 산업화되고 있는 건 아닐까?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우리나라의 종묘 기술이 전부 외국 자본에 넘어가버렸다. 자기 땅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다시 종자로 쓰지 못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씁쓸하다.
‘황이라의 스머프 통신’을 볼 때마다 시인 박노해의 ‘노동의 새벽’이 떠오른다. 차가운 소주를 부으며 ‘소주보다 독한 깡다구를 오기를’ 바란 지 28년이 지났다.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저임금과 인권유린에 대항하는 이들이 있다. 그네들의 목소리는 그 길고 긴 시간을 비껴갔던 것일까? 겨울바람이 시려도 얇은 옷깃을 여미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설움이 앞으로 또 28년이 지나도 여전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생긴다.
텔레비전 화면 속 ‘VS’를 연상시키는 양자 구도가 내가 기억하는 선거의 첫 이미지다. 복잡한 연산 없이도 큰 가능성에 표를 주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믿게 되었고, 생각은 쉽게 유연해지지 않았다.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지지율 대결이 강조되는 선거 여정은 그대로임을 ‘크로스’를 읽으며 깨닫는다. 사람들은 조급하다. 기호 3번부턴 이미 관심 밖이고, 가능성을 무기로 내세워 ‘흩어지는‘ 표를 비난한다. 그러나 선택을 바란다면 설득해야 한다. 그러기엔 ‘닥치고 정권 교체’ 같은 태도는 지나치게 쿨한 협박으로 보인다.
원래는 박근혜가 승자다. 절대로 지지를 철회하지 않는 대한민국 3분의 1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가지고 있고 언론과 포털도 장악했기 때문이다. 표지이야기 ‘안철수를 찾아라’를 보니 마케팅도 우세한 것 같고, 중원인 충청 표심을 잡기에도 유리한 조건으로 보인다. 안철수의 행보와 TV토론의 영향력에만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을 때 주류 언론이 놓치고 있는 부분을 조명한 괜찮은 기사였다. 하지만 판세는 또 바뀌고 있다. 안철수의 본격 지지, 여론조사의 허구성에 대한 국민의 인지로 인해 정권 교체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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