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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7호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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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2-09-22 15:10 수정 2020-05-03 04:26

백대현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유진상가, 가끔 지나다닐 때 낡은 건물인 줄만 알았는데 그 시간적 의미를 알게 되니 달라 보인다. 레드 기획 ‘유진상가, 비루하고 데데한 유신 건축물의 비애’는 우리가 낡았다고 무시하는 과거 건물들을 좀더 생각하게 한다. 세운상가와 유사한 부분은 당시 만든 대규모 건물들이 어떤 지향점을 가졌는지 보여준다. 역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에 대한 기사는 다른 매체에서도 많이 보았다. 이슈가 되는 아이템은 꼭 다루고 가야 한다는 강박이 아닐까? 삼성 특허소송을 다룬 기사는 주류 언론의 시각과 달랐다. ‘삼성빠’가 많은 게 현실인데 한겨레는 그에 관계없이 비판적인 기사를 쓴다. 광고주를 무서워하지 않는 대범한 자세, 멋지다.

김도연 작가여, 분노하라!

“한 나라가 위대한 작가를 가진다는 것은 제2의 정부를 가지는 것과 같이 위험한 일이다.” MBC 사장이 러시아 대문호 솔제니친의 말을 귀담아들은 것일까? <pd> 작가들에 대한 해고 조처는 그들이 가진 철학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사내 규칙이 ‘침묵은 금’이라는 걸 말하고 싶은 건가? 도 닦는 사람에게나 필요한 태도를 작가와 기자들에게 요구한다. 의혹을 추적하고 진실을 시청자에게 알리는 것이 언론의 존재 이유다. 공중파 언론이 정치·자본 권력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지 못할 때, <pd>은 홀로 빛났다. 언론의 자존심을 지킨 방송에 상을 주기는커녕 없애려는 그들은 제정신인가? 대한민국 작가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위대한 작가여, 분노하라!”

J씨 학살당한 작가들
고등학생 시절 <pd>을 보며 세상의 어처구니없는 부조리에 격분하고 눈물 흘렸다. 나 역시 언론인이 되어 세상을 바꾸겠다는 꿈을 꾸었다. 하지만 언론 자유를 위한 눈물겨운 투쟁에도 언론인으로서 최소한의 양심과 윤리마저 저버린 이들이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며 비열한 권력이 견고하게 짜놓은 조직의 높은 벽을 느낀다. 내가 언론인이 된다 한들 그 거대한 벽 앞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회의감이 든다. <pd> 작가들은 기사가 지적했듯이 ‘학살’당했다. 끝까지 저항해서 다시금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가 돼달라. 내 꿈을 위해서라도 열렬히 응원하겠다.


황소연 뇌물은 뇌물이다
특집 ‘뇌물 먹고 무죄, 국민의 이름으로 용서치 않겠어’가 좋았다. 공무원들이 대가성과 단순 호의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인식 수준이 낮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그것을 분간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온갖 부정을 헤치고 올곧게 임해야 할 나랏일을 맡는 건 무리일 것이다. 뇌물이 어떤 형태이든, 암묵적으로 이해관계의 득실이 따른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물증은 있는데 심증이 없는 사건들 탓에 공직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인식은 압도적이다. 공직사회 스스로가 공직의 목적과 방향을 뚜렷이 한다면, ‘부도덕성 바이러스’는 자연스레 박멸되지 않을까?</pd></pd></p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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