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재선(40)씨에게 독자 인터뷰 제안 문자를 보냈다. “번호가 낯설어서 스팸문자겠지 했는데, 이 두방망이질하는 심장 소리 들리시는지? 오후 5시쯤… 전에 독자 인터뷰 공부 좀 하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울렁증이 있어서. 이거 행운인 거죠? 그 많은 독자님들 중에 어찌 제가 선택당했나 몹시 의아 궁금. 답장 늦어서 죄송합니다. 회의가 롱롱해져서 답장도 롱롱.” “간택당하셨습니다. 전화 5시에 드릴게요.” “간택당한 거면 목욕재계하고 기다려야.” 5시9분, 전화를 걸었다.
-죄송하다. 늦었다. 어디 계신가. 업무는 끝났는가.
=아직 안 끝났다. 옥상에서 전화 기다리고 있었다.
-경남 창원 회사에서 을 받아보고 있다. 어떤 일을 하나.=디지털 카메라 등에 들어가는 광학 부품 만드는 회사에서 영업 일을 하고 있다. 부품은 대기업에 주로 납품한다.
-대기업과의 거래를 직접 경험하는 건데.=가끔씩 ‘최고 수익을 냈다’ 이런 기사 보면 속이 터진다. 우리 같은 중소기업의 마진은 인정 안 해주고, 최고의 수익이라니.
-최근 도 대기업 공장 이야기를 했는데.=관심 있게 보았다. 깨기 힘든 거대한 힘을 기사에서도 느꼈다.
-창원이라면 노동단체가 강하긴 하지만 보수적인 지역이다.= 도 본다. 친구들끼리는 유유상종인데, 주위 분들 보면 젊은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보수적이라 외롭기도 하다.
-아직까지 독자 인터뷰 전화가 안 갔다는 게 신기하다. 4년 독자로서 쓴소리도 한다면.=모든 시각이 한겨레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한겨레 편향이다. 쓴소리 할 게….
-‘아시아의 친구들’을 후원하고 있다. 공장에도 이주노동자가 많지 않나.=이주노동자단체 강연에 갔다가 관심 갖게 되었다. 공장에 이주노동자가 한때 많았으나 차별적이지는 않았다.
미혼인 손재선씨는 얼마 전 큰언니 딸, 조카가 득남을 해 ‘이모할매’가 되었다. 2년 전 에 얼굴이 나간 적이 있는데, 자연스러운 표정이라 썼다는 사진이 들어간 곳은 ‘완경’(‘폐경’을 달리 부르는 말) 기사. 마흔 살에 ‘이모할매’ ‘완경 대표’라니. 사진으로 확인하니 ‘아름다운 독신’ 맞다. 웃으며 ‘롱롱’ 행복할 일만 있을 것 같은.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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