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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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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일하고 싶어라

등록 2012-06-13 18:12 수정 2020-05-03 04:26

음악방송 PD는 무대 밖으로 한참 멀어져 있었다. MBC 예능본부 기획제작2부에 근무하며 조연출을 맡았던 송효은(30)씨는 현재 파업 중이다. 전화 통화를 한 6월8일 금요일, 파업 131일째를 맞았다. 빨리 현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일하고 싶은 PD는 일하는 기자를 응원했다. 마감 빨리 하라고 통화가 끝나고 1분도 안 지나 사진을 보내줬다. 기사 잘 쓰란 격려도 잊지 않았다.

1. 어떻게 지내시나.

= 보통은 집회 나가고. 안 나갈 때는 소소한 볼일 본다.

2. 오늘도 집회 현장에 있었나.

= 매일 나가기엔 몸도 마음도 힘들더라.

3. 오늘 노조 간부 구속영장이 기각됐다는 뉴스가 나오던데.

= 동료·선후배들 사이에 분위기가 약간 고무적이다. 경찰이 말하듯 ‘불법 파업’이 아니라는 게 공식적으로 인정된 셈이니까.

4. 만들던 프로그램은 지금 누가 제작 중인가.

= 노조원 아닌 선배들이 만든다. 프로들이니까 잘 만든다. 그래도 보고 있으면 안타까운 마음이…. 너무 잘하고 계셔도 그렇고 어쩌다 실수가 생길 때도 그렇고.

5. 복직하면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나.

= 음악으로 소통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아, 아니다. 하도 오래 일을 쉬어서 그런지 뭐든 다 할 수 있을 듯.

6. 받으면 먼저 보는 부분이 있나.

= 그냥 처음부터 차례대로 다 읽는다.

7. 요즘 눈에 띄는 기사는.

= ‘병원 OTL’을 눈여겨보고 있다.

8. 에 바라는 점은.

= 이슈파이팅을 잘하는 매체라고 생각한다. 지금처럼만 잘해주시길.

9. 그래도 있다면.

= 아, 세 번째 정기구독 연장을 했다. (파업 와중에, 감사!) 어느 날 잡지가 안 와서 전화를 걸어봤더니 구독 기한이 끝났다더라. 이런 것 미리 알려주면 좋을 텐데.

10.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파업하며 노동자로서의 정체성을 많이 느낀다. 석 달째 급여가 끊기니 생활인으로서의 고민도 든다. 50여 일 있으면 아기도 태어난다. 나는 맞벌이라 괜찮지만, 노조원 중에 외벌이도 있고 사내 커플도 많다. 뜻을 굽힐 생각은 없지만 어서 빨리 일터로 돌아가고 싶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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