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당신의 이력서는 얼마짜리입니까’를 읽으며 불안과 초조에 떨던 취업준비생 시절을 떠올렸다. 그때 난 이력서의 빈칸을 채울 자신이 없어 결국 ‘고사’를 택했지. 직장을 다니는 생활인이 된 지금, 후배를 보며 ‘선택의 기회를 가진 네가 부럽다’고 말한다. 부딪히고 좌절하고 또 희망을 품어보는 가장 뜨거운 시절이 아니던가. 하지만 스펙 전쟁에서 살아남으려고 고등학교 때보다 더 많은 사교육을 감당하며 세상이 원하는 나를 만들어가는 그 잔혹한 시간에 ‘청춘’의 푸름은 바래가고 있었다.
매달 토익시험 접수일이 다가오면 통장 잔고를 살폈다. 만만치 않다. 시험 한 번 치는 데 약 4만원이라니. 그럼에도 토익 주관사와 기업은 싫으면 안 보면 되지 무슨 불만이냐는 식이다. 그래서 특집 ‘당신의 이력서는 얼마짜리입니까’ 덕분에 속이 후련했다. 이른바 수익자부담의 원칙에 의해서라도 기업은 토익 응시료의 일정 부분을 부담할 의무가 있다. 아니면 자체 평가를 실시하든지. 나아가 취업준비생들의 간절함을 볼모로 전횡을 일삼아온 토익 주관사에 대한 단호한 대응도 필요해 보인다.
지난해와 올해 주변에 갑상선 관련 질병이 창궐(?)했다. 추가 검진을 받는 지인이 는 것은 나이 탓이거니 했다. 표지이야기 ‘과잉 건강검진의 후유증, 가짜병·마음의 병·약물남용’은 순진한 가망환자의 믿음을 다시 한번 뒤흔든다. 몸 아프고 마음 불안한 것 싫어서 받는 검진이 되레 몸과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다니. 건강검진이 환자 접수가 되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 진정 상업화가 부리는 요술은 기기묘묘하다.
폐암으로 고생 중인 장모께서는 ‘빅5’ 병원 중 한 곳에서 항암 주사를 맞고 전신 양전자단층촬영(PET)을 하곤 했다. 의사는 엄청난 비용의 검사를 당연하듯 권했다. 어느 날 의사가 종양이 많이 줄었다고 했다. 기쁜 마음에 장인께서 “얼마나 줄었어요?” 물었는데 의사는 멀뚱멀뚱 쳐다만 보더란다. 많은 병원이 신뢰를 주지 못한다. 환자당 진료 시간이 1~2분이라니, 뭘 제대로 알고 치료하는 건가. 의사들도 성과(라고 쓰고 매출이라고 읽는다)로 평가받으니 쫓기기는 마찬가지. 믿고 찾을 만한 병원 좀 알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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