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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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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5호

이 기사, 주목
등록 2012-04-17 17:33 수정 2020-05-03 04:26

권채원 정권 감시자의 역할 계속하길

표지이야기 ‘ 편집장의 무엇을 캐려 했나’의 내용은 충격적이지만, 생각해보면 그다지 놀랍지 않다. 알려진 대로 전방위 사찰이 이뤄진 거라면, 현 정권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온 은 사찰 대상이 될 자격(!)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여러 언론사 홈페이지를 둘러보았는데, 몇몇은 아예 전하지 않거나 훨씬 덜 중요한 사안들 아래 작게 전하는 것을 보고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다. 누가 정권을 잡든 만은 그 비판 정신을 유지하기 바란다.

조원영 부조리극이여 끝나라

‘시큰둥한 표정’ ‘애원하듯이’라니, 공들인 인물 묘사에 기가 막힌다. 게다가 등장인물을 다 헤아릴 수 없는 방대한 스케일. 사실주의 극문학의 르네상스가 국무총리실에서 꽃필 줄이야. 표지이야기 ‘ 편집장의 무엇을 캐려 했나’가 고발한 불법사찰의 세세한 면면은 읽는 이의 현실감각을 가뿐히 붕괴시킨다. 여기가 2012년 민주국가인가, 아니면 누군가의 사찰 보고서 속인가? ‘애원하듯이’ 독백하건대, 부디 이 부조리극이 어서 대단원의 막을 내리길.

임성빈 강남, 모호하고도 공고한 공간

“좌파 정당을 지지하는 당신은 강북 서민 혹은 근본 없는 젊은 아이다.” 워워~ 진정하시라. 특집2 ‘강남이라는 상상의 공동체’에서 전한 서울 강남의 한 할아버지 말씀에 분노의 콧김을 내뿜을 필요는 없다. 이런 강남 주민의 계급적 구분 역시 ‘강남’이라는 모호한 지역성과 문화만큼이나 근거 없는 것이니까. 걱정이라면 한 가지, 강남이라는 무균배양실에서 자란 아이들은 강남 밖 문화를 악성 바이러스쯤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 엘리트 코스를 거친 이 아이들이 정치에 뛰어든다면? 생각만 해도 골치 아프다.

장슬기 가장 낮은 곳에도 봄의 기운을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이라 싫었고, 4년을 겪고 보니 너무도 ‘한나라당’다워서 역겨웠다. 이제는 ‘새누리당’답지 않은 사람이 누구인지 찾고, 꼭 그들을 국회로 보내자고 다짐했다. 무엇을 위해서 그런 다짐을 했는가? ‘황이라의 스머프 통신’과 송경동 시인의 ‘노 땡큐’를 읽으며 우리가 왜 선거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했다. 사회의 힘없는 구성원들, 총선에서 그들은 쏙 빠져 있었다. 정치 엘리트들의 전쟁터에서 약자는 더욱 소외됐다. 그들에겐 아직도 겨울이다. 이젠 봄을 찾아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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