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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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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2호

이 기사, 주목
등록 2012-03-27 17:24 수정 2020-05-03 04:26

권채원 소통을 돈 주고 사는 게 가능한가요

특집 ‘후보님께 트위터를 팝니다’의 내용은 가히 놀라울 지경이었다. 구체적인 가격까지 책정돼 계정이 거래되고 있다니. 선거철에 한시적으로 마음만 앞섰다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 정치에 차라리 욕심 버리시라. 원활한 소통은 돈 주고 사서 남이 운영해주는 계정에 뱉는 말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소셜 미디어 속 교감에 대한 감수성이 취약하다면 ‘언팔’(구독 해제)당하기 전에 자신의 진정성을 돌아보시라. 소통 부재에 이미 지칠 대로 지친 국민에게, 트위터마저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 말하려는가.

장슬기 사랑하지 않을 수 없어, 이 언니

섹시하다. 노숙인 자활을 돕는 잡지 의 표지 모델로 이효리가 나왔다. 예쁘다. 이효리는 그동안 트위터에서 열심히 달력을 팔았다. 그 수익금을 몽땅 유기동물들을 위해 기부했다. 곱다. 위안부 할머니 후원에 나섰다. 이효리가 소셜테이너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그녀를 비난하는 네티즌에게 묻고 싶다. ‘너희는 이렇게 섹시하고 예쁘면서 마음씨 곱게 먹을 자신 있느냐?’ 레드 기획을 핑크빛으로 장식한 이효리. 그동안 우리 사회를 핑크빛으로 만들어온 이효리.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김자경 변하지 않는 재벌을 향한 채찍

표지이야기 ‘회장님이 우리 회사 X맨이다’라는 제목 그대로다. 재벌 총수들의 천태만상 스캔들이 절망스럽기까지 하다. 우리나라에도 세금을 더 내겠다고 목소리 높이는 부자가 생기면 얼마나 좋을까, 부러운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데 그들에게 무언가를 기대하기 전에 나부터 달라져야 할 것이다. 나쁜 재벌을 벌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소비자인 우리의 선택에 있지 않을까. 재벌 신화에 갇힌 우리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재벌 개혁의 목소리는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 시민의 감시와 비판, 그 힘을 믿는다.

이정주 이란 군사공격설, 불길한 데자뷔

미국 대선과 유가, 중국 그리고 이스라엘의 역학관계가 만들어낸 시나리오는 ‘이란 공격설’로 귀결된다. 최악의 시나리오다. 1994년 그 시나리오의 무대는 한반도였고, 타겟은 북한이었다. 그래서 기시감이 든다. 핵무기 개발이 이란을 공격하는 주요 명분이 된다면, 북한도 예외일 수 없다. 이란 사태의 성공적 수습(?) 이후 그 화살이 한반도로 향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다. 게다가 전쟁 때마다 호황을 누린 자본은 예나 지금이나 선악을 가리지 않는다. 역사는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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