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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8호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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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2-03-01 13:50 수정 2020-05-03 04:26

조원영 있는 그대로의 워리어를 보았다
인터넷 논쟁에서 멀찍이 떨어져 사는 내게 진중권은 알 수 없는, 그래서 불편한 인물이었다. 그를 둘러싼 최근의 시류는 꽤나 매서웠고 ‘피아식별’이란 부담스러운 단어가 자꾸 들려왔다. 하여 이 시점에 등장한 898호 표지이야기 ‘陳의 전쟁’은 와 ‘크로스’를 둘 다 섭취하며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이들을 위한 훌륭한 처방전 같았달까. 숨겨진 선의(?)를 해명하는 식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워리어로서의 그를 논하는 접근이 좋았다. 그와의 불편한 동행이 지닌 가치를 생각하게 됐다.

김자경 문제적 사회에 필요한 문제적 인간
고독하지만 위풍당당한 ‘陳의 전쟁’. 진중권이라는 논객을 통해 우리 사회의 비판 의식과 토론 문화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문제적 사회에는 문제적 인간이 필요하다. 날카롭게 후벼파는 말은 쓰라리지만 무언가를 직시하게 하는 힘이 있다. 내부 비판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이해와 관용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른말 하는 입’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제 몫을 다하고, 논객의 검이 녹슬지 않고 어디든 겨눌 수 있는 뜨겁고도 활기 있는 사회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임성빈 모두가 학교폭력의 방조자라는 사실
이슈추적 ‘학교에 책임을 떠넘기는 게 대책인가’ 방담에서 ‘따돌림사회연구모임’ 교사들이 지적한 대로, 학교는 사회의 권력구조를 그대로 답습한 동물의 왕국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교실’이라는 잔혹한 정글 속에서 서열에 꿀리지 않는 학생은 방치된 학생을 처절하게 괴롭히고, 이에 모두 입을 다문다. 모두가 학교폭력의 방조자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에서 학교폭력을 완화할 가능성이 생기지 않을까. 경쟁을 강요하는 이 사회에서 교육과학기술부는 함께 어울려 사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아무 철학도 없이 땜질만 하지 말고.

이정주 어른들에게 경보를 보낸다
이슈추적 ‘학교에 책임을 떠넘기는 게 대책인가’가 인상 깊었다. 아이들이 죽어나간다. 학교폭력의 피해자는 육체적 생명을 잃고, 가해자는 사회적 생명을 잃는다. 이 지경에 이를 때까지 어른들은 뭘 했는가? 좋은 대학, 많은 연봉, 넓은 집에만 매달린 건 아니었나. 학교폭력은 일시적 문제가 아니다. 맞벌이 증가에 따른 자녀 방치, 입시 만능주의로 인한 교사들의 실적 경쟁 문제가 오래도록 곪아서 낳은 결과다. 단순 처방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걸 ‘일진경보제’로 잡겠다고? 진짜 ‘경보’는 해결책마저 실적으로 환산하려는 어른들에게 필요해 보인다.

陳의 전쟁→ 진중권의 진심을 잘 안다. 우리 사회에 대중심리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논객이 필요하다는 것도 잘 안다. 그 악역을 진중권이 자처했음도 잘 안다. 그러나 진중권의 냉소적이고 무차별적 공격 패턴이 오히려 그의 진심과 목적 의식을 훼손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봤으면 한다. 조금만 더 호흡 조절을 하고, 조금만 더 신중했으면 싶다. phkeun

→ 잘 분석된 기사라 생각합니다. 진보를 자처하는 이는 고단한 싸움에서 자신의 합리성을 주장하는 용감한 사람입니다. 결론에 이견이 있더라도 진중권씨의 견해는 한국 사회에서 소중한 지식인의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어떤 지식인이 이렇게 용감히 자신의 의견을 내놓습니까? 말투라든지 태도는 상황의 맥락에서 이해하면 좋을 듯합니다. 상대방이 비합리적으로 대한다면 공자처럼 얌전한 대응을 기대할 수는 없지요. earthis

→ ‘진영의 논리’로 가득 찬 한국 사회에서 진보와 보수를 모두 실증적·논리적으로 비판하는 진중권은 소중한 존재인 듯하다. limbd

야권 연대, 답 없나요→ 설사 민주당 혼자 해서 이길 수 있더라도 이번 선거로 모든 게 끝나지는 않는다. 한국의 정치 발전을 위해, 진보의 이상을 함께 실현하기 위해 민주당은 반드시 통합진보당을 포용해라. 과감하고 너그럽게 통합진보당에 일정 의석을 양보해라. 국민이 평가할 것이다. 더 많은 의석으로 민주당에 돌아오게 된다. 민주당을 믿는다. iron_iris

“학교에 책임을 떠넘기는 게 대책인가” → 국무총리라는 사람의 담화문을 들으며 참 착잡했다. 교권과 가해 학생 처벌을 강화하는 것은 어쩐지 모여 있는 먼지를 후~ 불어버리는 행위처럼 보였다. 모여 있지 않다고 그 방 안에 먼지가 없는 건 아닌데 말이다. 엄한 데 권력을 주고 약자를 찍어누르는 해결책이 꼭 현 정부가 하는 행동과 똑같다. mosquito87

공공기관도 인정한 삼성전자 발암물질 → 발암물질이 나왔음에도 ‘인과관계’ 없다 주장하는 삼성에 ‘인과응보’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사람의 생명 문제 아닌가? 삼성의 누군가는 양심선언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다. sjan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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