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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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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8호를 읽고

[독자와함께] 이 기사, 주목
등록 2011-10-06 14:08 수정 2020-05-03 04:26

유미연 “참을성이 재갈 된 것은 아닌지” 의사라는 직업의 내부 체계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기껏해야 의과 드라마로 간접체험을 할 뿐이지요. 그래서 ‘고려대 성추행 사건’을 권위주의 문화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본 기획에 주목했습니다. 의과대학에서 사제 간의 압박과 학번 간 서열문화는 그 자체가 이미 도덕적 잣대로 적용되는 듯합니다. 어쩌면 도덕이나 양심보다 ‘어떻게 들어온 의대인데, 한 번만 눈 딱 감고 참자’라는 참을성이 그들에게 재갈이 된 것은 아닐까요. 이런 문제를 개선하려면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기사 내용에 백번 동의합니다.

박소영 “다양성의 하나인 민족 정체성” 특집2 ‘국적보다 중요한 인간의 삶’이 인상 깊었습니다. 생각해보면, 민족이란 단어만큼 폭력적인 것도 없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그것이 ‘우리’와 ‘그들’을 끊임없이 차별하고 하나의 선택을 강요하니까요. 사람의 행복이 우선인 건 맞습니다. 하지만 민족 정체성을 운운하는 일이 촌스럽고 덜 중요하다 하여 사라져야 할 구태는 아닙니다. 다양성의 하나로 이해해야 합니다. 당장은 귀화라는 서류상의 변화뿐이겠지만, 존재를 따라 사고하는 대부분의 인간은 결국 변하기 마련입니다. 외국 국적을 가졌더라도 사는 데 차별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인터뷰가 기억에 남습니다.

김종옥 “어머님을 여의는 깊은 슬픔” 이소선 어머님이 돌아가셨습니다. 치열한 현장마다 어머님이 늘 계셨고 많은 사람들이 그를 의지했습니다. 엄혹한 시대에 우연찮게도 많은 분들을 잃었지만 그 가운데서도 이소선 어머님을 여의는 슬픔은 참 깊습니다. 우리는 전태일과 어머니의 마지막 약속을 들으며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받지만, 그 약속 이후 어머니의 행적은 더욱 놀랍고 존경스러운 것입니다. ‘만리재에서’를 비롯해 전순옥씨의 말로 재구성한 행장은 검소하고 단정해 아름다웠지만, 기사 하나와 뒤이은 사진 몇 장으로는 기리는 뜻이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류하경 “일상적 민주주의의 미숙함” 고려대 의대생 성추행 사건을 다룬 기획 ‘폭력에 침묵게 하는 권위주의’를 읽으며 여전히 일상적 민주주의는 미숙하기만 한 대한민국 사회를 생각했습니다. 권인숙씨가 쓴 에도 한국은 남성화된 권위주의적 관료제 사회이기 때문에 소수자와 약자를 향한 폭력이 쉽게 발생할 수 있는 구조라는 지적이 있었는데, 같은 맥락에서 고려대 성추행 사건의 뿌리를 짚어낸 기사의 시선은 적절했습니다. 물론 의학계만의 문제는 아니겠으나 이는 의학계 역시 내부 민주주의가 강하게 요청되는 개혁의 대상이라는 말이기도 하겠지요.

헌법 11조 파괴하는 국세청·기재부→ 가 있어 다행입니다. 한국 사회의 빛과 소금 ,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bae6252

→ 양심의 보루라 할 수 있는 종교가 어찌하여 이 지경이 됐는지 모르겠네요. 물론 양식 있는 훌륭한 종교 지도자도 많지만, 많은 목사나 스님들을 보면 소수에 불과하지요. 이제는 서구의 부자들처럼 우리도 세금을 내겠다고 하면 얼마나 아름답고 존경스러울까요. lyd6019

→ 헌법 2장 11조.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이것만 봐도 간단하잖아? 강도윤

→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는 비대해지고 보이지 않는 권력으로 성역화했다. 종교가 본연의 자세를 넘어 우리 사회의 놀고먹는 또 하나의 특권계층이 돼버렸다. 분명 오늘날의 종교 문제는 반드시 개혁을 해야 할 대상이다. 이 문제는 두고두고 우리 사회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윤성수

개신교 외피 쓴 극우정당?→ 한국의 대형 교회는 기업이고 정치 집단이다. 돈과 성도 수로 밀어붙여 ‘하늘 대통령’이라도 만들 기세다. 그냥 ‘목사’라는 타이틀로, 어려운 사람들 일요일마다 괴롭히지 말고, 여의도나 청와대로 들어가 맘껏 ‘쇼’하기 바란다. 그 자리는 4년마다 바뀌니, ‘영구 항존직’보다 좀 낫지 않겠나? 생각할수록 한심하다. sjan3004

의사 사회 성윤리의 현주소를 논하다→ 정말 말하기도 싫다. 개들도 그렇게는 안 한다. solitone4609

→ 의사가 되는 길이 이리도 멀고 험하단 말입니까? 이런 과정을 거쳐 의사가 되면 몸은 살릴지 몰라도 정신은 살리지 못하겠군요. 의사는 아무나 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몸도 살려야지만 정신도 살려야지요. lyk357

세상에서 가장 창의적인 기업의 두 얼굴→ 하청회사만의 문제다? 바본가요? 애플은 저런 상황을 개선할 힘이 있습니다. 노동을 착취하거나 환경기준을 따르지 않으면 하청을 타사로 돌리겠다고 하면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죠. 문제는 상황을 충분히 인지했으면서도 개선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 왜? 노동착취를 막으면 인건비가 오르고 환경보호에도 돈이 들죠. 창의적이네 어쩌네 해봐야 애플도 결국 장사치일 뿐임. tirepunk

중동발 ‘외교 쓰나미’ 덮치나 → 글이 정말 좋네요. 근래 본 팔레스타인 관련 기사 중에 가장 폭넓고 국제적인 시각으로 쓰인 느낌입니다. 박정진

기획연재 ‘걷고 싶은 길’은 지면 사정으로 한 주 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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