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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 한번 해봅시다

한국여성민우회 생협연합회 지원… 생활 속 문제를 해결하는 작은 복지 시스템에 상상력을 발휘해보세요
등록 2011-09-01 11:54 수정 2020-05-03 04:26

서울 관악구 인헌동에 사는 주부 최정숙(45)씨는 요즘 발도르프 인형 만들기에 빠져 있다. 말하자면 ‘헝겊인형’인 발도르프 인형의 머리와 몸통은 다 만들어졌다. 이제 눈과 입을 만들어 넣어야 한다. 예쁜 인형이 얼굴을 가지게 되면 머리카락을 심고, 옷도 입힐 생각이다. 최씨만 인형 만들기에 몰두한 것은 아니다. 관악구 주민 16명이 최씨와 함께 인형 제작에 매달리고 있다. 매월 셋쨋주 수요일이면 아예 한곳에 모여서 실과 헝겊을 풀어놓고 함께 작업을 한다. 오는 11월까지 만들어진 인형들은 관악구의 보육원에 가게 된다. 유기농 재료로 한땀한땀 만든 인형은 저소득층 어린이들의 손때를 타면서 친구가 될 참이다.

한국여성민우회 생협연합회 제공

한국여성민우회 생협연합회 제공

무엇이 이들을 한곳에, 같은 취미로 모았을까. 비밀은 한국여성민우회 생협연합회(연합회)가 마련한 ‘마을 모임 프로젝트’에 있었다. 연합회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복지사업 프로젝트를 공모한 뒤, 필요한 비용을 지원해주고 있다. 최씨가 속한 관악마을모임 회원들도 한 사람당 1만5천원씩 인형제작비를 지원받았다. 모두 합해 25만5천원이 17개의 선의를 모은 종잣돈이 된 셈이다.

최씨는 2009년에도 비슷한 일을 벌였다. 당시에는 테마가 ‘퀼트조끼’였다. 관악마을모임 회원 10명과 의기투합했다. 그때도 연합회가 30만원을 지원했다. 동대문에서 사온 재료로 한 사람당 2벌씩 조끼를 제작했다. 꼬박 석 달이 걸렸다. 각자 한 벌은 자신이 가지고, 나머지 한 벌은 보라매공원 안에 있는 서울시립지적장애복지관에 기증했다. 최씨의 말이다. “생협 회원들끼리 모여서 우리끼리 좋은 일만 할 게 아니라,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자는 취지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일할 때는 힘들지만 의미 있는 일을 했다는 기쁨이 커서 올해도 일을 벌였지요.”

연합회의 ‘마을 모임 프로젝트’는 올해도 계속된다. 남서여성민우회 생협은 올해 하반기부터 다문화가정 여성을 대상으로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지역에서 소모임을 꾸리고 각자의 고향 음식을 함께 만들어 먹는 소박한 모임을 마련할 생각이다. 마포두레생협에서는 조합원들이 매월 1천원씩 모아서 아동돌봄, 방과후 돌봄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렇게 사업의 폭이 넓어지자 연합회는 아예 일을 벌이기로 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협동복지사업을 벌이자는 것이었다. 최정숙씨처럼 지역에서 벌이는 모든 공동체 사업이면 ‘오케이’다. 연합회 쪽의 말을 빌리면, “개인적으로 해결해야 했던 여러 생활 속 문제를 시민들이 협동해 해결하는 복지 시스템을 만드는 사업”이다. 좀 추상적이지만, 그만큼 참여자의 상상력이 발휘될 수 있는 폭이 넓다는 뜻이다. 도 기획 과정에 참여하는 등 힘을 보태기로 했다. 사업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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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대상: 생활 속 복지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개인으로 이뤄진 모임 및 단체(미등록 단체도 포함함)
지원 내용: 지역사회 복지 증진에 해당하는 모든 사업
선정단체 1곳의 지원 한도액: 200만원
사업 실행 기간: 2011년 10월~2012년 6월
사업 지역: 서울, 경기도, 경남 진주
접수기간: 9월20~22일
사업 발표: 2011년 10월 중

*자세한 내용은 연합회 누리집(www.minwoocoop.or.kr)을 참조하거나, 070-8220-8101로 문의할 수 있다. 좋은 일 한번 벌이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한 분들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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