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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3호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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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1-06-15 11:06 수정 2020-05-03 04:26


<한겨레21> 863호

<한겨레21> 863호

안재영 “비리 총장의 사재기?”
초점 ‘비리 총장의 용돈이 된 등록금’과 관련해 인터넷에서 재밌는 뉴스를 봤습니다. 863호가 서울 대형 서점에서 사라졌다는 이야기로, 한국외대 박철 총장의 공금 유용 의혹 보도를 막으려고 누군가 사재기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기사였습니다. 정말 박 총장 쪽에서 이런 행동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랬다면 오히려 이 사건에 대한 관심을 더 키워버린 자충수가 된 것 같습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사재기한 돈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박 총장은 자신의 공금 유용 의혹을 회피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합니다. 이 사건의 진상이 밝혀질 수 있도록 후속 보도가 이어지길 바랍니다.

김혜림 “공감과 사색이라는 공통분모”
2011 만인보 ‘다른 이의 만족 위해 요리하는 포차소년’, 레드 기획 ‘타인의 시선으로 쓴 한국 독후감’, 현시원의 너의 의미 ‘동물 머리가 실린 간판’을 이어서 읽는 동안 집중력이 올라갔습니다. 각기 다른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음에도 공간과 사색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어 흐름을 따라가기가 편했습니다. 젊은 세대의 우울감이 짙어진 요즘, 2011 만인보에 꿈을 좇는 청년 포차 사장의 낙천적 인생관이 나와 즐거웠습니다. 레드 기획은 타인의 시선으로 우리 일상을 낯설게 보여줬고, 현시원의 너의 의미는 일상화된 ‘전위예술’로까지 느껴지는 동물 머리 간판을 소재로 철학적 상상력을 자극했습니다.

김대훈 “아파트 숲에 찾아온 변화의 바람”
이번 표지이야기는 단순히 아파트의 경제적 가치만을 주목하던 일반적 시각에서 벗어나 한국 사회에서 아파트가 갖는 의미와 미래에 대해 다루었다는 점에서 인상 깊었습니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저에게 아파트는 인생의 배경과도 같은 존재였지만 한 번도 진지하게 아파트가 삶에 끼친 영향에 대해 고민해보지 못했습니다. 최근 증가하는 생태주의적 관심과 삶의 질에 대한 고민이 가져온 변화의 바람이 단순한 주거 문제를 넘어 아파트 숲에 살고 있는 대다수 사람들의 삶에도 긍정적 변화의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김원진 “아파트의 함의 압축적으로 보여줘”
표지이야기 ‘우리에게 아파트는 □다’는 우리 시대 아파트의 상징성을 다각도로 조명했습니다. 약간은 철 지난 포맷이었지만, 한국 사회에서 아파트가 갖는 여러 가지 함의를 압축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 있었습니다. 짧은 분량에 각 열쇳말에 해당하는 역사적 맥락과 전문가의 분석이 잘 어우러졌습니다. 10개의 열쇳말이 대체로 평이하게 나열된 부분은 다소 아쉽습니다. 그동안 학계나 언론에서 분석되지 않은, 아파트와 어울리는 또 다른 신선한 열쇳말은 없었을까요. 앞으로도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새로운 형식의 기사를 기대해봅니다.

<hr>


아파트 공화국에 주택의 봄은 오는가
→ 지금의 아파트를 창시했다고 볼 수 있는 바우하우스는 이를 계획할 때 낮은 가격으로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습니다. 효율적인 비용 덕분에 전세계적인 양식으로 각광받았죠.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그 의미가 퇴색되고 말았네요. 싸구려 건물로 취급받아 마땅한 아파트가 천정부지의 가격을 유지하는 상황은 참 우습습니다. 판매자와 실수요자 그 사이에 농간을 부리는 작자들 때문이죠. 짜증나는 현실입니다. qayin

미스터 리도 궁금한 한국 아파트의 미스터리
→ 15년째 살고 있는 십 몇 평 빌라가 재개발된단 말에 부모님은 신나셨습니다. 아파트 하면 떼돈 벌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떤 돈으로 중도금이며 비용을 메울지 여쭈니, 대출받으면 된다 합니다. ‘하우스푸어’에 대해 설명해도, 아니라 합니다. 마치 금세 부자가 된 것처럼 느끼나 봅니다. 분명하게 아는 건 ‘거품과 환상’을 걷어내면 남는 건 ‘좌절과 절망’이란 현실이란 것입니다. 아파트는 그런 이중성을 지닌 ‘속은 비었으나 겉포장은 근사한 사각 선물상자’ 같습니다. ‘주거 형태’가 아닌 ‘돈이 된다’는 현실의 ‘아파트 신화’, 이젠 제대로 드러내야 합니다. 지속적인 기사 부탁합니다. sjan3004
→ 신자유주의 경제의 전형적 국가인 미국도 토지는 공공재로 인식해서 토지 소유자에게 보유세를 많이 물린다고 합니다. 한국도 미국과 비슷하게 보유세 대신 종합부동산세를 물게 했는데 이걸 보고 한국의 자칭 보수 우익분들은 빨갱이라고 욕했죠. 그 말은 미국 사람들도 빨갱이란 소리군요.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해서라도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chltjdtlr200

아름다움의 숨막히는 파괴
→ 환경 생태계를 해치는 해군은 더 이상 이순신 장군의 후예가 아닙니다. 아름다운 제주도를 훼손하다니. 지금 공사를 주관하는 사람들과 해군 책임자들 이름을 잘 기억해둬야겠습니다. omypapa



한겨레21 윤운식

한겨레21 윤운식

'나의 천사 이야기' 공모전 시상식
과 디지털콘텐츠국이 공동 주최한 ‘나의 천사 이야기’ 공모의 시상식이 6월8일 서울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시상식에는 1등으로 당선된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김진숙씨를 대신해 박성호 한진중공업 조합원, 황이라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상담부장(오른쪽부터 두 번째, 세 번째)이 수상자로 참석했습니다. 당선작에 농성장을 찾아온 천사로 묘사된 배우 김여진(네 번째)씨도 시상식에 함께했습니다. 2등 당선자 강연진(다섯 번째), 3등 박지영(여섯 번째)씨도 참석해 시상식을 빛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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