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동이’와 ‘숙종’이 나와 열심히 광고하고, 회사 근처 관공서에도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이 당신을 빼놓지 않도록”이라는 무시무시한 현수막 광고가 걸려 있고, 부모님한테서 독립한 지 얼마 안 돼 1인 가구를 형성하자마자 우리 집 대문 앞에도 붙어 있는 ‘인구주택총조사’가 궁금합니다. 이 조사는 왜 하는 건가요?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나를 정말 빼놓을까요? 그럼 더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건가요?^^ (구독자)
2010 인구주택총조사
A. 10월22일~11월15일 통계청 주관으로 진행하는 인구주택총조사는 말 그대로 대한민국의 인구와 주택의 총수와 특성을 파악하는 조사입니다. 왜 하냐고요? 인구주택총조사 홈페이지(census.go.kr)의 설명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지역별 실제 거주 인구와 가구, 주택 수, 개별 특성을 세밀히 조사하고, 사회·경제·인구학적 특성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해 고용·교육·교통·복지·주택정책 등 다양한 국가 정책을 수립할 때 기초자료로 활용합니다.”
국가가 국민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는 얘깁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런 목적으로 5~10년 주기로 인구주택총조사를 합니다. 우리나라는 5년마다 한 번씩 조사를 합니다.
이 조사의 목적이 국가가 국민의 정보를 통제하는 데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통계학(Statistics)의 어원은 국가(State)입니다. 또한 통계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은 산업혁명기 이후 국부 경쟁이 벌어진 근대 유럽입니다. 당시 통계학은 지금의 인구주택총조사처럼 인구 변동, 생존 조건 등을 조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요. 국가의 경제력·군사력의 기본은 인구입니다. 이 때문에 유럽 국가에 인구를 잘 관리하기 위해 국민의 출생·사망·질병 같은 인구 변화와 생존 조건에 대한 정보를 수집·관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가 주도로 통계학이 발전했다는 것이지요. (이 단락은 이진경씨의 과 을 참조했습니다.)
조사에 응하지 않는다고 해도 대한민국이 구독자님을 빼놓지는 않을 겁니다. ‘추계인구’가 있기 때문입니다. 인구주택총조사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조사를 할 때나 결과를 취합할 때 누락·중복 등의 오차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 오차를 감안하고 출생률·사망률·인구이동 등 변동 전망을 계산해 매년 7월1일 추정하는 인구가 추계인구입니다. 쉽게 말해 인구주택총조사도, 추계인구도 100% 정확한 조사 결과는 아니라는 겁니다. ‘동이’와 ‘숙종’이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이 당신을 빼놓지 않도록”이란 멘트를 날리는 건, 1천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이는 조사인 만큼 조사 결과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도록 동참해달라는 호소 혹은 협박인 셈이죠.
그러니 “더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건가요?^^”라는 예능성 질문에 “그렇지 않습니다”라는 다큐멘터리성 답변을 드리는 건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의 ‘품격’을 낮추는 일이 될 것 같습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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