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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789호를 읽고

등록 2009-12-24 16:58 수정 2020-05-03 04:25
<한겨레21> 789호

<한겨레21> 789호

[집중 모니터링] 언제쯤 속이 꽉 찬 사회가 될까

열심히 일을 해도 승진도 없고 보너스도 없는 일. 그것은 ‘알바’에 지나지 않는다. ‘알바’로 대변되는 임시직·일용직에서는 일에 대한 보람이나 일로 발견되는 나의 잠재력 따위는 ‘아웃 오브 안중’이다. 이같은 ‘알바’를 업으로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표지이야기에서 다뤘다. 불안정한 ‘알바 인생’들은 보너스도 없고 승진도 없지만 언제 없어질지 모르는 매대를 지키기 위해 손님을 부른다. 매대가 없어지면 또 다른 매대로 히치하이킹하거나 그도 아니면 사라져야 할 운명이기에.

이 히치하이커들은 ‘학벌사회’의 희생양이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약자다. “늘 웃지만 세상일에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학교 다닐 때 공부를 못했으니 “세상은 공평하다”고 말하는 이들을 집중 조명한 것만으로도 ‘노동 OTL’ 4부는 박수를 받을 만하다. 다만 무대가 된 서울 강북 A마트의 손님이나 분위기를 너무 ‘가난’과 ‘빈곤’으로 연결지으려 한 것 같아 아쉽다. 삶이 곤궁해지면 아무것도 아닌 일에 자존심이 상하고 예민해지기 마련 아닌가. 그런 서민을 강남 사람들과 비교하며 ‘적’으로 구분한 대목은 씁쓸했다. 강남 사람들 역시 그들의 리그인 백화점 명품 매장에서 상상 못할 진상 많이 떤다.

노조를 만들고 파업을 할 수 있는 처지의 노동자라고 해서 이 땅에서 사는 게 녹록하지만은 않다. 특집에서 보듯이 웬만한 파업에는 업무방해죄라는 ‘불법’ 딱지가 붙기 때문이다. 비단 철도 파업뿐만이 아니다. 논란이 됐던 ‘단체협약 해지’가 이뤄지고 있는 공공기관이 한둘이 아니잖나.

초점 ‘서울대판 초원복집 사건의 진실’은 학벌사회의 또 다른 그늘이다. 불법·탈법·편법으로 재산을 일구고 총리나 장관 같은 높은 자리에 올라간 그들의 선배를 닮아가는 것이 그렇고, 서울대라서 더 조명을 받는 것이 그렇다.

얼마 전 화려한 빚잔치로 마감한 두바이를 보고 두바이를 롤모델로 생각했던 인수위 시절 대통령이 떠올랐다. 왜 지금 아무 말이 없는가 했는데, 경제 기사에서 잘 긁어줬다. MB폰이 한 달 동안 10통밖에 걸려오지 않았다는 이야기, ‘먹튀’ 외국인 인수위원 이야기 모두 어이없는 웃음만 나오는 코미디다.

겉만 번지르르한 것에 속아 놀아나는 세상이다. 눈부시던 두바이가 망할 수 있고 서울대 총학생회라도 불법을 저지를 수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버젓한 대학을 못 나오면 대부분 ‘알바’를 해야 하고, 사용자가 아닌 노동자는 자신의 권리조차 지키기 힘들다. 언제쯤이면 겉이 아닌 속이 꽉 찬 사회가 될까. 박지숙 19기 독자편집위원

2007년 4월11일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배편으로 두바이 인공섬인 팜 아일랜드 건설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2007년 4월11일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배편으로 두바이 인공섬인 팜 아일랜드 건설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경제 ‘두바이 띄우시던 분들 어디 가셨나’ 댓글
두바이가 바이바이 돼버렸네.(hwan8786)
두바이 띄우다가 지금은 4대강 띄우고 있습니다.(lgeshop)
조만간 다시 큰소리치면서 돌아올 겁니다.(reemk)

마트에선 매일 지기만 한다

→기사 잘 봤습니다. 답답하고 눈물이 찔끔 나네요. 노동 OTL 시리즈, 참 좋은 기획인데 읽을수록 좀 허무함이 밀려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그래서 이들을 위해,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 뭘 해야 하는 건지…. 그 고통과 부조리함에 공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힘없는 사람은 아닐지. 뭔가 시원한 대안까지 나오면 좋으련만…. naan123

→잠시 머무는 곳이 너무 많습니다. 잠시 머무는 곳이니까, 이곳은 평생 있을 곳이 아니니까, 잠깐만 일하면 되니까라며 위로했지만, 매번 비슷한 곳을 옮겨다니는 처지밖에 되지 못하고, 배움도 경력도 모두 옅어지고, 나는 비정규직의 이름표만 남고…. 아…. snoopy1728

낙태 근절이 저출산 대책? 성폭행범이 웃는다

→과거 루마니아에서 출산장려책으로 피임기구 수입금지 및 중절금지를 강력히 시행한 적이 있습니다. 결과는 매우 처참했습니다. 애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하는데, 인위적으로 안좋은 방법을 사용하다 보면 국민들이 저항하게 마련입니다. skywalker93

→제목에 웬 성폭행범? 강간에 의한 낙태는 합법인데 선동하지 말자. 피임을 제대로 하든가 하룻밤 실수를 했으면 사후피임약을 먹어야지, 자신들의 게으름을 합리화하기 위해 사회구조적 문제라며 책임을 회피하다니…. cnnsbs

라면 다이어트

→어이가 없습니다. 운동해서 절대 안 빠지는 게 살이라뇨. 운동 없이 굶거나 적게 먹기만 하는 다이어트는 요요현상을 부추기지요. gazee

→기사 잘 읽었습니다만, 신 김치는 언제 넣나요?(투입 시간이 궁금해서 물만 끓이고 있습니다ㅜㅜ) jangto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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