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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783호를 읽고

등록 2009-11-13 07:42 수정 2020-05-02 19:25
<한겨레21> 783호

<한겨레21> 783호

[집중 모니터링] 반면교사, 국가

11월13일이면 “노동3권 보장하라”를 외치며 청년 전태일이 분신한 지 40돌이 된다. 노동자를 위한 정당이 국회에 진입하고 노동자를 위한 법들이 제정됐다지만, 한국 사회에서 노동자는 여전히 약자일 뿐이다. 그런 노동자 가운데서도 ‘공무원’은 좀 특별하다. 정부는 그들이 “노동자이기 이전에 공무원”이라는 논리를 펴며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제한하고 있다. 국가를 위해 일하는 공무원을 노동자로 인정하려 하지 않고, 대화가 아닌 탄압을 일삼는다. ‘모범적인 사용자’가 되어야 민간 기업의 노사분규를 중재할 때도 말발이 설 텐데, 오히려 반면교사가 되어가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

초점에는 행정도시 원안을 거부한 이명박 대통령이 나온다. ‘백년대계’를 위해 행정도시를 축소하고 수도권을 육성하겠다는 것인데, 거점개발과 균형개발 중 어떤 게 백년대계의 모습인지 되묻고 싶다.

이슈추적에서는 사교육에 일침을 가하는 캠페인이 소개된다. 분별 없는 사교육 중독을 지양하고, 분별 있게 활용하자는 것이다. 나도 입시를 앞둔 고등학생으로서, 또 사교육을 이용해본 경험자로서 이런 움직임은 참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학원과 특목고가 힘을 합치고 정부는 수월성 교육만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설령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한다 해도 말이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바위를 뚫듯이, 이런 건강한 뜻이 하나둘 모이면 언젠가 바위가 뚫릴 것이라고 믿는다.

책 속 부록 ‘청소년 책 18’은 고마움이 컸다. 청소년 책이라고 하면 으레 성장소설만을 떠올리게 되는데, 사실 대개 그렇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성장소설이 아닌 정말 ‘청소년 책’을 알려주어 무척이나 고마웠다. 청소년을 위한 책이기 이전에 한 권의 책이 되어야 한다는 충고도 인상적이었다. 권순부 18기 독자편집위원

니콜라 푸생의 명작 (1634~35). 적국 여성의 납치는 마치 남성적이고 영웅적인 행위인 듯이 그려진다. 보는 이를 흥분시키는 강력한 폭력의 이미지들에서 성적 폭력에 대한 도덕적 책망이나 피해자의 심정에 대한 배려 등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사진 한겨레 자료

니콜라 푸생의 명작 (1634~35). 적국 여성의 납치는 마치 남성적이고 영웅적인 행위인 듯이 그려진다. 보는 이를 흥분시키는 강력한 폭력의 이미지들에서 성적 폭력에 대한 도덕적 책망이나 피해자의 심정에 대한 배려 등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사진 한겨레 자료

박노자의 국가의 살인 ‘전쟁, 합법적 살인과 성폭행의 제전’ 댓글
서너 개의 신문과 서너 개의 방송에서만 정보를 얻는 한국 사람들의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은 좁고 편향적입니다. 기사를 쓰는 기자나 그 글을 읽는 국민의 정서도 같기 때문에 생각이 획일적이고 범위가 좁습니다. 박노자님의 글은 언제나 반짝이는 보석을 찾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인문 분야가 부실한 한국에서 교수님의 글은 언제나 좋은 참고가 됩니다. (jihyunusa)
국가의 왼손과 오른손의 결투

→미디어법 헌재 판결에서도 보여주었듯 현재 우리나라 법은 정의를 추구한다기보다는 기득권 질서를 유지 혹은 추인하는 수단 정도로밖에는 기능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번 공무원 노조와 관련된 논란에서도 헌법적 권리인 노동3권 보장보다는 현 상태 유지를 위해 법률적 제한을 가하는 것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법이란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성격을 지니기에 사회 변화의 흐름에 한 발짝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종차별 금지, 남녀평등, 노동자의 권리 등 우리가 지금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들이 불과 수십 년 전에는 모두 불법적인 행동이었죠. 이런 기본적 권리들이 합법화되기까지는 피와 땀과 눈물로 점철된 투쟁의 역사가 있었던 것입니다. leepang

새 폴더는 왜 새 이름이죠?

→이 질문을 보낸 사람입니다. 재밌고 꼼꼼한 설명 감사합니다.^^ 궁금증이 말끔히 해결됨과 동시에 몰랐던 사실도 많이 알게 됐네요. 근데 저도 진짜로 새 이름으로만 새 폴더 이름이 지정되는지 확인하려고 계속 새 폴더 만들기를 했는데, 40개 가까이 하다가 지쳐 그만뒀거든요. 근데 정혁준 기자님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만들어보셨나 보네요.ㅋ 그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jsyhsn83

전교조 ‘빨갱이 사냥’ 신호탄?

→교사는 영혼과 정신을 가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기에 단순히 상명하복식으로 일을 해서는 안 되는 직업 분야라고 여겨집니다. 그래서 더욱더 이런 교원단체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과거 한국 유일의 교원단체였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자유당 독재와 유신 군사독재, 전두환 독재의 합법성을 선전하고 주구 노릇을 한 걸 생각하면 더욱더 전교조 같은 건전한 단체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justiceandpeace

못 참겠다 갈아보자 ‘사교육 세상

→‘글로벌 코리아’를 글로벌 스탠더드로 평가하면 “교육열은 높은데 교육이 부재하고, 경쟁은 치열한데 경쟁력은 없다”는 것이다. ‘내 새끼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처절한 사리사욕을 줄이지 않는 한 문제 해결은 없다. 같은 돈을 들여도 내 새끼도 잘되고 남의 새끼도 잘되도록 공교육에 투자하기보다는, 내 새끼는 잘되고 남의 새끼는 깨지질 바라며 사교육에 목을 맨다. 바로 이런 이기심이 사교육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다. sh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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