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빈씨 가족
마흔을 앞둔 남자다. 광주에 살고 ‘무직’이란다. 그가 보낸 독자엽서에는 흉만 쓰여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10문10답을 신청했다. 욕먹을 각오로 최경빈(39)씨에게 전화했다.
비정규직을 전전하고 있다. 지금은 한 회사에서 주당 42시간을 일한다. 시급은 최저임금인 4천원에 못 미친다. 이 나이만 돼도 취직할 곳이 없다. 막노동도 해봤는데 50kg의 몸으로 버티기 어렵다.
힘들다. 1980년대 고등학교 시절 화염병을 들고 맨 앞에 섰다. 대학에 진학했지만 중퇴했다. 대학에 꼭 다녀야 하나 고민했다. 비정규직으로 살자니 대학 졸업장이 아쉽다. 비정규직은 내가 그만두거나 회사에서 그만두라고 하는 일이 반복된다.
‘적게 벌면 적게 소비하자’는 생각이다. 동갑내기인 아내와는 만 19살, 대학교 1학년 때 만났다. 둘 다 광주 토박이다. 10년을 사귀고 결혼해 또 10년이 흘렀다. 힘들어도 초등학교 5학년과 1학년 아들과 웃으며 살려고 한다.
는 창간 때부터 읽었다. 군대를 다녀와서부터 을 읽었다. 직장에 다니면서는 출퇴근 시간에 주로 읽었다.
원래는 가판이나 서점에서 사서 봤다. 한데 얼마 전 이 꼭 읽고 싶어 사려고 보니 동네에 서점이 없었다. 한 권을 사려고 차를 끌고 시내에 나갔다. 그 직후 정기구독을 신청했다. 내 생일에 맞춰 11월부터 보내달라고 했다. 생일선물인 셈이다.
‘누구나 소설 쓰는 시대’라는 표지이야기를 읽기 위해서다. 사실 얼마 전부터 아들들을 위한 소설을 쓰려고 준비 중이었다. 이런 기사가 나와 반가웠다.
아직 그럴 실력이 못 된다. 기사를 보다 보면 재밌고 논리적이어서 ‘아, 참 잘 썼다’ 싶을 때가 많다. 기자들은 다들 국문학을 전공한건지….
필진이 추천한 광주 맛집이라 한걸음에 달려갔다. 한데 음식도 분위기도 별로였다. 광주에는 맛집이 많다. 광주를 찾은 이들이 소야촌만 가본 뒤 판단하지 않길 바란다.
다른 데서는 볼 수 없는 기사를 많이 실어달라. ‘박노자의 국가의 살인’과 ‘노동 OTL’이 좋다. 애들한테도 읽혔다. 아들에게 아빠가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어려운 현실도 함께 얘기해줬다.
돈도 잘 못 버는데 불평 없는 아내에게 늘 고맙다.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은 전교 회장이다. 알아서 잘 자라주니 고맙다.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좀 달라졌으면 좋겠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일본인들, 한국어로 ‘다만세’ 시위…“다카이치 퇴진!” 손엔 K응원봉

26.2조 ‘전쟁 추경’ 국회 통과…이르면 4월 중 최대 60만원 지급

왜 지금 시점에…‘엡스틴 급발진’ 멜라니아, 백악관도 언론도 어리둥절

한국 국적 선박 26척, 지금은…위성락 “호르무즈 통항 크게 늘지 않아”

업무시간 술마시고 노래방…대법, 오창훈 부장판사 사직서 수리

“10시 이후에 출근”…정부, 노인일자리 ‘출·퇴근 시간’ 조정한다

트럼프, 네타냐후 전화 한 통에 돌변…“레바논 휴전 대상 아냐”

‘이 대통령 공개 지지’ 코미디언 출신 서승만, 국립정동극장 대표 됐다

“보수 꼴통” 이진숙, 진행자에 날 선 반응…무슨 질문 받았길래?

서로 “우리가 이겼다” 기선제압 미국-이란…11일 험난한 협상 예고


![[단독] 에어건 ‘장기 손상’ 피해자 “사장, 내가 괴로워하자 만족한 듯 웃어” [단독] 에어건 ‘장기 손상’ 피해자 “사장, 내가 괴로워하자 만족한 듯 웃어”](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6/0410/2026041050121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