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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767호를 읽고

등록 2009-07-17 17:58 수정 2020-05-03 04:25
<한겨레21> 767호

<한겨레21> 767호

[집중 모니터링] 민주주의의 반면교사

낙하산을 좋아했던 사람들이 있다. 총 들고 바닥을 박박 기는 게 싫어 어떻게든 군대를 피해다녔던 사람들이지만, 낙하산을 타고 폼나게 하늘에서 내려오는 건 좋아하던 사람들. (차라리 군대를 가라!) 또 다른 부류도 있다. 지난 참여정부 시절 낙하산을 그렇게도 혐오했던 사람들. 하지만 지금은 뭐가 문제냐는 듯 낙하산을 뿌려대는 사람들. 누구를 닮아서인지 그때 그 시절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듯하다. 물론 그 주변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얻어먹을 것 없나 껄떡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가장 우선순위는 오로지 ‘나 하나 잘 먹고 잘 사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그가 속한 집단이 잘되는 길이고, 지역이 잘되는 길이고, 국가가 잘되는 길이다, 라고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말한다.

겉으로는 국가를 앞세우지만, 실제 그의 머릿속에서 국가는 맨 뒷줄에서 서성거릴 뿐이다. 이런 모습을 보며 우리는 잠시 흥분했다가, 늘 그래왔듯이 재빨리 기억 속에서 지워버린다. 먹고살기 힘들다는 이유로. 하지만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의 ‘행동하는 양심’을 보면 이런저런 핑계를 찾으며 외면했던 내 모습이 부끄러워진다.

특집1 ‘거꾸로 가는 대한민국’을 보며 과연 대한민국의 시계는 언제쯤 제대로 돌아갈까 하는 의문이 든다. 처음엔 ‘잃어버린 10년’을 그렇게도 노래하기에 그때로 돌아간 줄 알았는데, 문득 정신 차리고 보니 박정희 시절의 건설토목 국가로 돌아간 듯도 하더니, 다시 돌아보면 빨갱이 때려잡는 이념국가였던 이승만 시절로 돌아간 것 같기도 하다. 그 시계는 여전히 ‘왼쪽’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 정부가 좋아하는 유일한 ‘왼쪽’이 아닐까.

특집2에서 다뤄진 이란의 현실에서는 1980년 광주의 모습이 살포시 포개진다. 그때 광주의 아픔이 조금씩 아물고 있나 했는데, 전남도청을 중심으로 80년 광주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었다.

이란은 어떨까? 우리가 이란의 좋은 역할모델이 되어주면 좋겠는데, 2년 전이었으면 그렇다고 말해줄 수 있었을 텐데, 지금은 차마 말을 못하겠다. 아니다! 민주주의를 어렵게 이루었으면 정신 바짝 차리고 지켜야지 그렇지 못하고 방심하면 언제든지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지 않나. 정말 부끄러운 반면교사다. K 18기 독자편집위원

부디 평온한 광고를.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

부디 평온한 광고를.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

노 땡큐 ‘부디 평온한 광고를’ 댓글(nstopo5)
전적으로 동감하는 기사네요. 예전에 TV에서 봐야 했던 늘 그런 자동차 광고와 아파트 광고…. 무엇보다도 ‘전철에 끼여서 출근하고, 상사에게 시달리다가, 저녁에 친구와 술 한잔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젊은이’를 아름답게 묘사하는 정부 광고를 보고 구역질났던 기억이 납니다.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은 납량특집 공포영화가 일상화된 공간처럼 보일 때도 있더군요.

포스코로 몰려드는 ‘천·박’한 불나방

→현 정부는 법과 원칙을 강조하고 기업 프렌들리를 외치던데… 정부의 생각과 국민의 생각은 다른 것 같다. 포스코 같은 세계적 철강회사의 인사 및 이권사업에 정권과 친한 인사들을 전진 배치시키는 것이 정부가 내세우는 원칙이고 친기업적인 정책인가? 포스코의 용광로에 침 흘리며 날아드는 ‘천·박’한 나방들은 결국 뜨거운 용광로 속에 빠질 것이다. 원칙과 소통, 기업 프렌들리… 이젠 지친다. esc5470

서정갑 인터뷰 “쓰레기를 청소했을 뿐”

→이런 기사를 왜 기획했는지도 이해가 안 갑니다. 세상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고 다양성이 존중되어야 해서? 다른 생각과 다양성도 정도라는 것이 있습니다. 차라리 연쇄살인범을 인터뷰한 기사를 올리지 그러세요? 기획 의도는 아리송하고 괘씸하지만 인터뷰와 기사 작성에 수고한 기자에게는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네요. 인내심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taoloan

친일파의 세종대왕이 광화문에

→작품은 정신의 실현 과정이다. 작가의 정신에 따라 작품은 180도 달라진다. 일본 제국을 찬양하고 동족에 등 돌린 대가로 얼마나 잘 먹고 살았는가? 해방 뒤에도 이들이 모든 권력을 차지했던 것이 우리 근대사다. 동상은 경제적 효율을 기대하는 기구가 아니다. 곧 정신에서 정신으로 전달하는 (언어) 상징물이다. 지금이라도 밝혀진 게 다행이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asdosi

사회복지사의 복지는 없다

→삽질하는 데 쓸 돈 복지 분야에 투자하면 고용 늘고 내수시장 확대되고 좋을 텐데. 복지를 낭비라고만 생각하는 구시대적인 누구 땜에…. dent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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