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 처진 어깨와 바람이 불면 날아갈 것 같은 왜소한 몸으로 현대사회에서 실패한 인간의 역할을 주로 하고 있는 미국 영화배우 겸 제작자 우디 앨런(66·본명 앨런 스튜어트 코니스버그)이 ‘제 이익’을 지키기 위해 옛 친구이자 전 동업자인 진 두마니언을 상대로 치열하게 법정소송을 벌이고 있다.
한국계 입양아인 ‘순이’와의 결혼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앨런은 미국 뉴욕주 최고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두마니언이 자신과 공동제작한 영화 8편의 수익금 일부를 가로챘다며 수익금 내역을 공개하도록 해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앨런은 두마니언과 함께 <마이티 아프로디테>와 <와일드 맨 블루스>, <스몰 타임크룩스> 등 8편의 영화를 제작했으며 모든 수익금의 절반을 받기로 했다. 앨런은 초기 3편의 영화에 대해서만 정식계약을 체결하고 나머지 5편은 구두로만 계약을 맺은 것으로 소장에서 밝히고 있다.
하지만 앨런은 지난해 3월 또다른 영화제작사 드림웍스와의 동업을 위해 두마니언과의 동업관계를 청산했다. 그런데 정확한 수익금 내역을 몰라 두마니언쪽으로부터 얼마를 받아야 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두마니언은 “앨런에게 줘야할 모든 수익금을 지불했으며 법정에서 이를 입증할 것”이라며 “오랜 친구였던 앨런이 법정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연민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유대인 출신인 앨런은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시절부터 재담작가로 활동했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도 뉴욕 일대 밤무대에서 코미디 작가로 일했다. 그리고 영화배우 겸 감독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뒤 1970년 초까지는 자신의 비판성을 감추고 할리우드 주류풍의 영화를 만들었다. 앨런은 이에 대해 “호구지책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애니 홀>의 성공을 계기로 경제적인 독립성을 확보했고, 획일성을 강요하는 미국 주류문화에서 낙오한 인간군상들을 형상화한 작품을 매년 한편씩 제작했다. 이 점 때문에 찰리 채플린 이후 그가 코미디영화의 폭과 깊이를 한층 더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현실인식과 정치성에서 채플린만한 치열함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강남규 기자/ 한겨레 국제부 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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