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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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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717호를 읽고

등록 2008-07-17 00:00 수정 2020-05-03 04:25

아프다, 평검사의 동조와 방관

검찰의 침묵에서 정권의 불건강을 보는 것 같다. 정말 궁금했다. 그 많은 평검사들 다 어디 갔을까. 그래서 (익명이긴 했으나) 평검사 인터뷰가 반가웠다. 비록 침묵으로 생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재확인한 것에 불과한 인터뷰였지만. 다른 검사의 ‘솔직한’ 의견은 독해력이 부족해서인지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대화로 확립된 정치적 독립성이라. 지금은 정치적 독립성이 확보됐다는 이야기?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말이 안 되는 것 같은데. ‘평검사의 동조, 방관’이 아프게 읽힌다. 그들도 나름 할 말을 꾹꾹 참고 살고 있겠지. 언젠가 말하기 위해. 그 ‘언젠가’가 너무 멀다면 문제겠지만. goalps

원자력발전의 슬픔

원자력발전 건설은 이에 버금가는 공포와 불안전한 미래를 야기하는 위험하고도 신중한 계획입니다. 현대의 세계적 과학자와 기계전문가도 이 분야만큼은 단 한사람도 감히 이상 유무에 대해 장담하거나 예상할 수 없다고 합니다. ‘방폐장을 청와대 옆에 만들라’의 내용처럼 중요한 건 폐기물 처리 과정입니다. 플루토늄의 최저 생명은 약 10만 년이라고 합니다. 저준위 과정을 거치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고, 고준위 과정으로 옮겨온 뒤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두께의 콘크리트에 봉인된 상태로 지하의 각 호에 보관된다고 합니다. 이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능력의 한계점이죠. 유전공학, 단일작물 재배, 숲의 초지화, 대단위 농장과 가축장, 돈을 좋아하는 지주, 대기업, 부패한 정부의 가혹함에 지친 지구에 원자력발전 건설은 사약과도 같은 슬픔입니다. 에코드림(owly)

제목의 센스, 버스회사의 센스

을 읽다가 버스회사의 연비 절감 경영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근데 제목이 ‘승객을 30분 안에 재우자’라니, 왜?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기사를 정독했다. 경제속도를 준수함으로써 고유가를 극복한다는 KD그룹의 노력도 대단하지만, 손님을 30분 안에 재우자는 그들의 재치가 돋보인다. 고유가 고육책이라기보다 현실을 여유 있게 극복하는 듯한 느낌! 경기 파주 출판단지와 서울 합정동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타면 항상 잠이 온다(원래 잘 자지만). 우리끼리 웃자고 하는 소리로 운전사들이 약을 풀어놓은 게 아닐까 했는데, 이분들이 고유가 시대의 연비 절감을 위해 경제속도로 운전해서 승객을 잠의 세계로 빠뜨렸던 거구나. 버스기사 아저씨, 고맙습니다. 덕분에 30분 자고 일어나면 너무 개운해요! 한민아

교도소와 인권이라, 어렵도다.

저는 지금 외국에 나와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얼마 전 어학원에서 사형제도에 대해 토론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사형제도가 있다, 하지만 사형은 집행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죠. 스위스에서 태어난 나탈리는 자기네 나라엔 사형제도가 없다고 하네요. 전 말했죠. 사형제도는 당연히 있어야 한다. 나는 세금을 안 내지만 우리 아빠는 세금을 낸다. 내 세금으로 누군가를 죽인 사람이 밥 먹고 잠잔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사실 크게 사형제도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세금과 교도소 운영에 대해서는 한번 생각해본 적이 있어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저를 제외한 나머지는 반박하기 시작했죠. 그중 한 남학생은 사람은 사람을 심판할 수 없고 오직 신만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다른 한 여학생은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줘야 한다라고 했죠. 인권 OTL ‘교도소 밖, 갈 곳이 없다’ 기사 중 ‘평생을 속죄하는 마음으로 성실히 살고 싶었던’이란 부분을 읽으면서 ‘속죄할 기회와 공부할 기회, 잠자리와 음식까지 제공했는데 신뢰까지 바란다면 너무 큰 것 아닌가?’란 생각도 해봅니다. 인간에 대한 가장 큰 벌은 반성할 기회를 주지 않는 것 아닐까요. 그냥 제 생각들을 이어 의견을 써봅니다. 다른 분들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박세라(fmusi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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