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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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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700호를 읽고

등록 2008-03-21 00:00 수정 2020-05-03 04:25
‘복부인 둘’에 웃다

표지이야기 ‘능력의 역설’은 새 정부의 인사를 비교적 차분하게 검증한 기사였다. 5천 명 중 ‘베스트 오브 베스트’라고 했던 대통령의 말, 시간이 부족했다는 말, 능력 위주의 선발이었다는 말 등 당최 국민이 이해하기 어려웠던 변명을 속 시원히 집어내 꼼꼼히 반박한 점이 돋보였다. ‘여성 인재 다 놔두고 복부인 둘을’은 제목부터 눈길을 끄는 기사였다. 그동안 다른 언론에선 크게 조명하지 않았던 ‘인수위 여성 인사의 실패’를 다룬 점이 신선했다. “당 안팎에서 성실히 커온 여성 인사들은 다 제쳐두고 어디서 난데없이 ‘복부인’ 둘을 앉혀놨다가 이 사단이 난 게 아닌가”라는 여성 당직자의 지적이 재미있었다. chaos419

기업의 인사인가

행정은 정치와 경영의 중간에서 줄타기를 하는 듯한 모습을 띠고 있는데, 행정의 역할을 경영 쪽으로 설정한 이명박 정부가 ‘정치적인 약점’을 여과 없이 드러낸 첫 번째 인사였다. 분명 기업의 인사는 아닐 텐데, 정치적으로 충분히 문제가 되는 이들을 인선하는 이명박의 ‘실용’에 대해 주어진 조건에 맞춰 잘 분석한 것 같다. ycdi0104

성폭력 전담 병원, 지정은 왜 했나

성폭력 피해자 전담 의료기관 인지 조사를 한 기사를 읽고 우리 현실에 크게 실망했다. 성폭력을 당한 사람은 불안하고 무서워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를 텐데, 전담 병원이라고 간 곳이 그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면 대체 누굴 믿겠는가? 겉으로만 번지르르한 제도를 만들지 말고 내실을 기해야 한다. 갈수록 위험해지는 사회다. 미리미리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기사가 났으니 우선 전담 병원 관리라도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관리 주체는 자신이 관리하는 일을 맡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으려나 모르겠다. 강은미

파트너의 섹스를 칭찬하기

정재승의 사랑학 실험실 ‘섹스가 없다면 예술이 있었을까’에서 “그는 똑똑하고 달콤하고 재미있고 섹스를 잘하는 남자였어요, 호호”라는 문장을 읽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것이 ‘남성에 대한 최고의 찬사’라는 표현에 이르자 고개가 끄덕거려졌다. 우리는 사람을 평가하면서 얼마나 우아를 떠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고 사는 섹스에 대해 언급하길 얼마나 꺼리는가. 하지만 점잖게 파트너의 섹스에 대해 칭찬할 수 있는 것이 ‘삶’이란 예술작품을 만들어가는 데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선한 발견이었다. sean955

*독자 의견에 채택된 분께는 (한겨레출판)를 한 권씩 드립니다. 노동문제연구소장 하종강이 우리 시대와 나눈 삶·노동·희망을 책 속에서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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