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하나 전남 목포시 산정동
내가 중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우리 집은 천기저귀 공장을 했다. 부모님은 힘든 공장 일에 거의 쉬는 날 없이 매달렸고 특히 엄마는 집안일까지 해야 하니 새벽에 잠들고 새벽에 일어나는 날이 많았다. 그래서 엄마는 자식 셋을 위해 소풍이나 운동회, 학부모 모임 같은 학교 행사에 참석하기는커녕, 도시락도 바빠서 못 싸주는 날이 많았다.
바쁜 엄마를 두어서인지 내가 어릴 때 가장 부러워했던 친구는 살림만 하는 엄마를 둔 동네 친구였다. 친구 엄마는 친구의 학교 공부도 봐주고 간식도 내다주며 손재주로 이런저런 소품도 만들어줬다. 나는 우리 엄마가 그런 건 할 줄 모르는 줄 알았다.
그런데 중학교 가정 시간에 뜨개질 실기 숙제를 받아온 날 우리 엄마를 다시 보게 됐다. 뜨개질이 익숙하지 않아 끙끙대고 있는 나에게 뜨개질 거리를 받아든 엄마는 아주 능숙한 솜씨로 금방 뜨개질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한 번도 엄마가 뜨개질 같은 것을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던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우리 엄마가 이렇게 잘하는 것이 있다니.
내가 중학교를 졸업할 쯤, 갑자기 밀려든 저가 중국산 천기저귀 때문에 부모님은 공장을 접어야 했고 그 이후 이불 장사를 시작했다. 공장을 하던 때보다는 시간적 여유가 생겼지만 여전히 하루 12시간 동안 가게를 열기 때문에 엄마의 발이 묶이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가게 안에서 여유 시간이 생기자 엄마가 시작한 것은 뜨개질이었다. 갖가지 멋진 디자인과 색상의 가방과 스웨터, 숄, 목도리는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냈고 엄마에게 뜨개질을 배운다고 동네 아줌마들도 모여들었다.
엄마가 날 위해 만들어준 것 중 가장 좋아하는 이 옷은 전에 내가 외국으로 공부하러 갈 때도 챙겨갔다. 외국에서 만난 친구들에게 이 옷을 엄마가 만들어주었다고 하면 다들 예쁘다며 부러워했다. 아무렴 그래야지. 누가 만든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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