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루(khh1012)

국내 장난감·완구가 별로 볼품이 없던 1970년대 중·후반, 일본에서 최초로 합금 재질의 로봇 완구들이 판매되기 시작했다. ‘초합금 로봇’이란 이름으로 나온 물건들은 사실 주조가 쉬운 금속으로 만들어진 것이었으나 당시 만화영화에서 보던 로봇들을 그대로 축소시켜놓은 것처럼 묵직하고 멋있었다. 이런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는 아이들은 소수의 부잣집 자녀들이었다. 어린 나의 최대 소망은 일본제 합금 로봇을 가져보는 것이었다.
어느 날, 아버지께서 처음으로 일본에 출장갈 일이 생기셨는데 출발 전날, 우리 남매를 불러놓고 출장 선물로 무엇이 받고 싶은지 물으셨다. 나는 숨도 쉬지 않고 ‘초합금 로봇 장난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출장길에선 아버지의 바쁜 스케줄로 인해 내가 원하던 것을 못 사오시고 학용품만 잔뜩 사다주셨다. 나는 무척 실망했지만 꾸욱 참았던 기억이 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께서 다시 일본 출장을 가시게 되었는데 이때 나는 아버지가 출장가시는 걸 모르고 있었다. 며칠 뒤에 돌아오신 아버지의 여행가방 안에 ‘이놈’이 들어 있었다.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고, 그 뒤 ‘이놈’은 나의 보물 1호가 되었다.
그토록 소중했던 나의 장난감도 어떻게 없어졌는지도 기억이 안 나고 30여 년이 지나갔다. 사진의 물건은 1년 전쯤에 인터넷 경매로 구입한 물건으로 옛날 아버지가 사다주셨던 그때 그 물건과 같은 것이다. 30여 년 만에 조우한 이놈을 보며 새삼 부정을 느낀다. 틀림없이 당시의 아버지는 많은 생각을 하시며 이놈을 구입하셨을 것이다. 막내에게 약속을 못 지킨 미안함, 내가 이 선물을 받고서 기뻐할 모습 등…. 어느덧 성인이 되고 가장이 되고 각박한 세상에서 모든 것을 내가 결정하고 헤쳐나가야 할 세대가 되었다. 아무 걱정 없이 부모님의 사랑 아래 받기만 하며 행복했던 어린 시절이 자꾸 떠오르는 요즘이다. 이 ‘오래된 장난감’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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