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범 경남 진해시 인의동
내 아내의 보석상자를 꺼내볼까요? 아내의 오래된 보석상자엔 그와의 추억이 가장 많습니다. 그 보석상자엔 그의 LP판과 카세트테이프, 지금까지 발매된 CD와 뮤직비디오 VHS, 그리고 ‘못 잊어’라는 상표가 붙은 아마 80년대 후반에 나온 듯한 오래된 앨범과 ‘사랑, 존경’이라는 직접 쓴 제목이 붙은 작은 포켓식 앨범이 있습니다. 그 앨범 속에는 그의 예전 모습도 있고 당시 고등학생이던 아내의 앳된 모습도 있지요. 내 아내의 첫사랑이자 오래된 사랑과의 추억이 들어 있습니다.
아내는 가끔 그 오래된 물건들을 들여다보며 추억에 젖어들기도 하고 어떤 때는 그의 노래를 듣다가 갑자기 뛰어와서는 눈물 가득한 눈으로 내 뺨에 귀여운 뽀뽀를 살짝 해주며 고맙다는 말을 하여 나를 당황스럽게도 합니다. 아직도 아내는 그의 얘기를 할 때나 그와 함께하는 시간에는 수줍은 여고생 같습니다.
가끔 아내와 술을 마실 때도 그의 얘기를 나누곤 할 만큼 그에 대한 아내의 사랑에서 질투를 느끼지 않습니다. 아내의 오래된 사랑을 바라보고, 아니 이제는 그가 새 음반을 발표하면 대박이길 함께 기원하고 싶습니다. 아내로 인해 이제는 나도 변진섭씨의 음반을 모두 듣고 그의 노래가 18번이 되었고 그의 노래를 사랑하는 골수팬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 아내의 보석상자가 더 채워지고 영롱하게 빛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생각입니다. 앞으로도 우리 집에는 세 아이가 좋아하는 신세대 가수들의 노래보다 변진섭씨의 노래가 더 많이 들리겠지요?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검찰, 윤석열 ‘조사 없이’ 내란죄 수사 일단락…앞당겨진 재판 시계
법원, 윤석열 구속 연장 재신청 ‘불허’…오늘 구속기소 전망
[영상] 폭동에 맞서 각양각색 깃발 쥔 시민들 “윤석열 퇴진하라”
‘내란 나비’ 김흥국, 무면허 운전 벌금 100만원…음주·뺑소니 전력
설 연휴 아침, 컨베이어에 끼인 22살 청년…“홀로 작업하다 사고”
“윤석열 신속 처벌”…국책연구기관서도 첫 시국선언
경호처, “하늘이 보내주신 대통령” 합창 경찰에 30만원씩 격려금
[단독] 서부지법, 윤석열 구속심사 전 경찰에 ‘보호요청’ 했었다
[속보] 경찰, ‘윤석열 체포 저지’ 김성훈·이광우 구속영장 재신청
인천공항 ‘비상’, 폭설 때보다 혼잡…공항공사 “출국까지 3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