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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정기독자] 이건 어느 코너에 나와요?

등록 2007-06-29 00:00 수정 2020-05-03 04:25

▣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이건 어느 코너에 나와요?” ‘기자가 뛰어든 세상’을 위해 탁발순례단을 따라 홍천에 갔을 때 한 주민이 다가와 이렇게 물었다. ‘어떤 코너’에 나오느냐고 묻는다는 것은 어떤 코너들이 있는지 안다는 이야기. 낯선 여인에게서 정기독자의 향기가 났다. “정기독자시죠?” 그 자리에 주저앉았고 인터뷰는 시작됐다.

김지숙(43)씨는 홍천여고 영어 교사로 현재 고3 담임을 맡고 있다. 전교조 홍천지회 사무국장이기도 한 그는 학급 게시판에 ‘지난주엔 이런 일이’ 코너를 운영하는데 콘텐츠를 활용한다고. 지난 662호 표지이야기 ‘불임시대, 대리모 딜레마’는 그런 면에서 참 좋은 기사였다고 꼽는다. “아무래도 여고생들과 지내다 보니 그런 주제에 관심이 가죠. 특히 요즘 여학생들은 생리통이 정말 심하거든요. 환경호르몬 때문이란 말도 있던데, 아무튼 기사를 붙여놓으니 학생들도 관심을 갖고 읽더라고요.”

그의 남편인 박태명(47)씨는 알고 보니 한겨레신문 홍천지국장. 동시에 홍천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이기도 하다. “당시에는 지역에서 한겨레를 보급하는 일이 하나의 운동으로 인식됐죠.” 그렇게 맺은 인연으로 부부는 을 함께 읽는다. 조만간 중학생, 초등학생인 딸들과 함께 서울에 올라와 한겨레신문사 견학을 할 생각이란다.

인터뷰가 끝나고 도법 스님과 순례단이 함께하는 주민과의 만남 시간이 시작되자 그는 누구보다 열심히 ‘생명평화 강연’을 듣고 질문을 던졌다. “생명평화를 생각하며 수행해야 한다 해도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대는 필요한 것 아닙니까?” “만물이 내 생명을 위해 존재하므로 존중해야 하는 것이라면 자본가와 노동자의 욕망도 함께 존중해야 합니까?” 지역에서 부부 활동가로 살아오면서 자신의 영역인 교육뿐만 아니라 남편이 하는 환경운동도 함께해왔다는 김지숙씨. 지역 사람들과 함께, 학생들과 함께 건강한 미래를 향한 고민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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