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고등학교 때는 논술 대비도 할 겸 일기장에 독자 의견 쓰기를 연습했어요. 지금 읽어봐도 정말 재밌죠. 대학 들어가서는 마치 논술만을 위해 읽어왔다는 듯 몇 년간 을 멀리했는데 그것이 제 생애에 큰 실수였던 것 같아요.” 조수미(30)씨는 현재 학원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회사가 경기도 이천에 있었는데 사회와 단절됐다는 느낌이 들기에 정기구독을 시작했단다. 교복을 벗고 처음으로 을 다시 만난 순간이었다.
“정치 기사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요. 주로 표지이야기에 끌리고 문화면은 빼놓지 않고 읽죠. 색다른 주제의 기사를 접하는 것이 삶의 기쁨입니다. 최근 658호의 표지이야기가 그런 기사였죠. ‘당신은 한국인인가’라는 질문부터 매우 신선했습니다. 늘 새롭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의 묘미 아닐까요? 10여 년 전에 다이옥신에 대해 다뤘던 의 기사를 보고 상당히 충격적이었는데 한 4~5년 정도 지나니까 공론화되더군요. 앞서가는 주간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요즘 가르치는 일이 천직인 듯 살아가고 있다. 가끔 수업시간에 아이들이 졸려 하면 에서 읽은 이야기를 해주기도 한다고. 학원이 많아지고 그만큼 학원 선생님도 많아지는데 그들의 이야기를 기사로 다루면 어떻겠냐고 묻는다. “학원 강사를 하는 후배 중에 월급 한 달치와 퇴직금 때문에 소송까지 간 경우도 있어요. 원장이 자신 명의의 재산이 하나도 없다고 해 1년째 법원만 왔다갔다 하고 있죠. 전두환 재산만 29만원인 게 아니더라고요.”
고3 때 독자 코너에 독자 의견이 몇 번 소개되면서 상품으로 받은 책들을 아직도 보관하고 있다는 조수미씨. 가끔 그 책들을 들춰보는 것이 일기장 속 독자 의견을 발견하는 것만큼이나 즐거운 일이란다. ‘이주의 정기독자’ 출연으로 서른 살의 그와 의 추억이 하나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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