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한별 경북 포항시 북구 두호동
내가 어렸을 때, 학교 선생님이셨던 아빠는 가끔 출장을 다녀오셨다.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짧은 출장이지만 다녀오실 때마다 자그마한 선물을 하나씩 사오셨다.
출장 가신다는 말을 들으면 그날은 먼저 자지 않고 아빠를 기다렸고 철컥하고 열쇠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면 제일 먼저 달려나와 아빠의 품에 안겨 선물을 풀었다. 철없던 나는 힘들게 다녀오신 아빠의 얼굴보다는 손에 달린 선물 꾸러미들이 더 반가웠다.
그날도 아빠는 어김없이 선물을 사오셨고 나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제일 먼저 달려가 아빠를, 정확히는 아빠의 출장 선물을 반겼다. 선물은 정말 귀여운 곰돌이 가방이었다. 그 가방이 무척 마음에 들었던 나는 그날 이후 유치원 갈 때를 제외하고는 잠시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잠을 잘 때도 안고 자고 가족과 여행을 갈 때도 같이 가고 항상 옆에 두고 안아주고 쓰다듬어주면서 소중히 대했다. 너무 많이 만지는 바람에 곰돌이의 이마가 터졌을 때는 속상한 마음에 곰돌이를 꼭 끌어안고 엉엉 울었다. 마치 내 이마가 찢어지기라도 한 것처럼.
그렇게 시간은 흘러 내 일부처럼 아껴온 곰돌이 가방도 낡고 닳아버려 내가 여고생이 된 지금은 옷장에 처박히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난 여전히 곰돌이 가방을 좋아하고 그것을 통해 나의 어린 날을 추억한다.
이제 아빠는 출장을 다녀오지도, 선물을 사오지도 않으신다. 하지만 어린 내 손에 작은 선물들을 쥐어주시던 그 사랑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는 것을 난 알고 있다. 이제는 내가 아빠가 짊어지신 그 힘겨운 짐들을 헤아릴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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