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민영
30년 전, 나는 서울 변두리 동네에서 태어났다.
20년 전, 나는 아시안게임을 지나 88올림픽이 우리나라에서 열린다는 것이 마냥 자랑스러운 초등학생이었다. 그해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옆 반 담임선생님이 개표에 참여한다며 학교에 나오지 않으셨고, 우리 반 선생님은 TV로 중계되는 개표 현황을 하루 종일 보여주셨다.
10년 전, 나는 연세대 사태 이후 학생운동이 주춤했던 대학가 분위기 속에서 거리에서 ‘위험하게’ 뛰어다니는 것보다 투쟁가를 부르며 ‘안전하게’ 서 있는 노래패 활동을 하면서 대학생활을 했다.

그리고 지금, 2007년의 나는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고3 아이들에게 ‘한국근현대사’라는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1987년 6월 민주화운동의 배경과 과정 등을 가르치며, 지금의 대통령 직선제가 뜨거운 함성으로 만들어낸 소중한 결과라는 사실을 가르친다. 그러나 그 결과로 노태우 대통령이 당선됐다는 것을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그때, 아이들에게 이 보자기를 보여준다. 우리 외갓집에서 찾아낸 노태우 당선 기념 보자기이다. 민정당 마크 밑에 조그맣게 써 있는(크게 쓰기가 그 정권도 민망했는지) ‘6·29 노태우 선언’이라는 글자에서 5공 정권이 다음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6·29 선언 과정에서도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엿볼 수 있다. 이 보자기를 같이 보면서 아이들에게 지금 우리가 만들어나가는 하루하루가 결국 역사가 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올해는 대선이 있다. 1987년 6월항쟁이 끝나고 처음 국민의 힘으로 대통령을 뽑은 지도 20년이 지났다. 내가 가르치는 고3 아이들에게도 올해 대통령을 뽑을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이 아이들이 내 나이가 되었을 때 올해의 대선을 어떻게 기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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