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이주의 정기독자] 만화를 사랑한 수학선생님

등록 2006-12-29 00:00 수정 2020-05-03 04:24

▣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과의 첫 만남에서부터 조남준님의 ‘시사SF’란 만화에 끌려서 챙겨보기 시작했는데 지금도 역시 최규석님의 ‘대한민국 원주민’에 푹 빠져 있죠. 기사들도 좋지만 은 만화가 정말 남다릅니다.” 대학교 1학년 때 과방에 있던 을 집어들어 무심코 만화를 보다가 머리가 탁 트이는 듯한 경험을 했다는 배준형(29)씨. 그 뒤 가판에서 사보다가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할 때 정기구독을 시작했다.

만화를 좋아하던 대학생은 이제 고등학교 수학교사가 되었다. 현재 경기도 성남시의 야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교사가 된 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을 보면서 “오늘은 무슨 내용을 발췌해서 학생들에게 전달해줄까?”라는 생각을 한다는 점. 그러다 보니 예전보다 기사도 더 열심히 읽게 되고 내심 ‘이런 기사가 나왔으면…’ 하는 생각도 자주 하게 된다고. 물론 그때나 지금이나 만화를 가장 먼저 챙겨보는 점은 같지만 학생들에게 얘기해줄 부분을 찾기 위해 아무리 바빠도 ‘만리재에서’와 ‘맛있는 뉴스’는 꼭 챙겨보며 한 주의 흐름을 파악하는 센스를 발휘한단다.

“최근에 본 기사 중에서 가장 공감하는 표지이야기는 ‘당신의 차와 이혼하라’입니다. 학생들에게 소개해주기도 좋았고요. 저 역시 자가용 운전자인데 기사를 보고 나서 1주일간은 대중교통을 이용했습니다.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민망하긴 했지만요.” 기사에서 대안에 관한 언급을 좀더 자세히 해 “차와 이혼한 다음에 어쩌란 말이냐”라는 질문에 속시원한 해답을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최근에는 논술 대비를 위해 시사주간지를 챙겨보는 학생들이 부쩍 늘었는데 그런 만큼 학생들에게 이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단다. “최근에 전반적으로 내용이 좀 무거워진 느낌이 들곤 합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권장하기 부담스러운 기사라는 판단이 들 때도 있고요. 학생들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내용이되 밝고 명랑한 기사도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