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용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명절 때마다 집에 내려가면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물건이 하나 있다. 이전에는 TV를 놓고 쓰다가 얼마 전 어머니가 거실로 옮겨놓은 30년 된 재봉틀장이다. 어렸을 때는 쌀통으로 알기도 하고 여느 개구쟁이 사내아이처럼 올라가서 장난치기도 했다. 동생들과 숨바꼭질 놀이를 할 때면 어김없이 몸을 숨긴 공간이기도 했다. 그렇게 재봉틀장 주변에서 뛰고 숨고 하다가 참 많이 다쳤던 기억이 난다.
어렸을 때 밖에 나갔다 오면 어머니는 열심히 재봉틀을 돌리면서 바느질 작업을 하고 계셨다. 이제는 잘 쓰지도 않지만 좀처럼 재봉틀장을 치워버리지 않으신다. 이번에 고향에 내려갔을 때 문득 궁금해 어머니께 여쭤보니, 이 재봉틀장은 나를 낳으실 때 할머니가 사주신 것이라고 한다. 그 당시에는 최고의 선물이었고 재봉틀 또한 최신형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어머니의 그때 기분은 최고였다고. 사연을 듣고 나니 갑자기 재봉틀장에 형제애가 느껴지는 듯하면서 남달라 보였다. 설령 고장이 나더라도 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든다. 어머니께서 아직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다행이다. 훗날 내가 결혼을 하면 아내가 가끔씩은 사용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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