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현 기자 groove@hani.co.kr
지난 7월 김하영(25)씨는 10개월간의 오스트레일리아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남동생 방에 가보니 비닐봉투도 뜯지 않은 이 여기저기 널려 있지 않은가. 병역특례로 산업체에 근무하는 동생이 마침 논산훈련소로 한 달간 떠난 상황이라 물어보지 못했지만, 정기구독 신청을 해두고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는 게 분명해 보였다.

‘아니, 내가 2000년 새내기 때부터 매주 봐오던 이 이런 대우를 받는다니. 이건 아니잖아~’ 그날부터 잠자는 잡지를 차례차례 깨웠다. 배달되는 새 잡지도 그의 몫이었다. 한 달 뒤 동생에게 물어보니 휴일 없는 직장생활에 시달리는 바람에 2년치 덜컥 신청해둔 을 읽을 겨를이 없었다고 한다. 명품 대신 로 허영을 채우는 ‘된장남’ 동생이 안쓰러워 보였다.
“을 근 1년 만에 다시 읽다 보니 구성이 많이 달라진 걸 발견했어요. 만화 ‘대한민국 원주민’은 요새 제가 가장 좋아하는 꼭지예요. ‘한미 FTA’ 특집호에 실린 만화는 최고였어요. 특히 그 호수는 열 달간 여행을 마치고 귀국한 뒤 한미 FTA를 단박에 이해하도록 해줬어요. 독자란도 풍성해져서 보기 좋네요.”
해외에 나가 한국을 좀더 객관적으로 보면서 그가 느낀 점이 한 가지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선 자기 자식 머리에 꿀밤 하나 때리지 않아요. 한국 사회에선 학교와 군대 내의 폭력이 문제가 되고 있죠. 이 초등학생 체벌 문제로 표지이야기를 꾸민 게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새로 생겼으면 하는 꼭지도 있다. 기사의 주제와 통하는 책이나 영화, 만화들을 추천해주는 코너이다. 예를 들면 626호 표지이야기 ‘트랜스젠더 보고서’의 기사 말미에 같은 영화를 소개해주고 관련 도서를 안내해주는 꼭지가 있으면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제가 보내드린 뱀 사진은 두 달간 머문 가정집에서 찍은 것이에요. 산지라 뱀이 많은데 뱀을 죽이면 안 되는 오스트레일리아법에 따라 조심스레 잡아서 다시 산에 보내줄 때 찍은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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