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현 기자 groove@hani.co.kr
“을 처음 본 건 대학교 1학년 때입니다. 대학 때 학보사 기자로 있었는데 학보사에서 정기구독을 했기 때문에 보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땐 어리고 세상에 관심도 별로 없어서 선배들이 내주는 숙제로만 여겼던 기억이 납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생물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독자 신지은(26)씨의 말이다.
학보사 활동을 그만두고 대학원에 진학한 뒤 뉴스도 좇기 어려울 정도로 팍팍한 학업 일정에 시달리게 된 그는 타지의 고향집을 오가는 길에 기차역에서 을 사보기 시작했다. 지난해 설날 예상외의 세뱃돈을 챙기고 두둑한 마음에 정기구독을 시작했다. “일단 읽으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재미있게 보는 편인데, 바쁠 땐 표지만 보고 책상에 쌓아놓거나 건성으로 보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도 문화면과 과학면은 꼭 챙겨본다. “문화계엔 요즘 어떤 것들이 있나 이런 경향을 파악하는 정도고, 과학은 우리 이야기니까 재미있게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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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624호 ‘서른다섯의 사춘기’가 인상적이었다. “20대 중반인 지금 서른 중반엔 많은 걸 이루고 멋지게 살지 않을까 막연히 상상했는데, 그 너머 진짜 현실을 보여주니 공상들이 산산조각이 나버린다고나 할까요. 한편으론 좀더 구체적인 서른을 계획해야겠다는 다른 야심을 품게 됐죠.”
오래된 일이나 533호에 등장한 ‘캄푸’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2002년 5월 교통사고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외국인 노동자의 사연이 2004년 526호 ‘누가 이 외국인을 모르시나요’란 기사를 통해 처음 소개됐고 이후 그는 캄푸로 밝혀졌다. 스크랩을 습관화하지 않는 신지은씨지만 533호 기사 ‘슬픈 코리안드림이 끝났네’는 따로 오려두지 않을 수 없었다. “소외된 사람들을 어루만져주는 기사를 고맙게 보고 있습니다. 덕분에 저도 조금씩 변해가는 것 같아요.” 이 없었다면 포털 메인 화면의 가십거리 뉴스만 읽고 이공계인들과의 대화만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상처 입은 아이들과 교육에 대해 심도 있게 다뤄주세요. 스포츠 과학 기사도 한 번쯤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라고 부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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