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현 기자 groove@hani.co.kr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문득 방 구석에 눈길을 주면 봉투째 쌓인 <한겨레21>이 있다. 절로 나오는 한숨. ‘잠깐 구독을 쉬어야겠다.’ 하지만 이내 다시 또 보고 싶어서 재구독을 한다. “그래서 전 불성실한 독자랍니다.” 독자 김계정(38)씨가 말한다. “그래도 대학시절 창간한 <한겨레>를 쭉 봤고 <한겨레21> 또한 창간호부터 지켜봤으니 전 한겨레 가족이에요.” 살아 있는 교과서를 곁에 두고 지내니 든든하다는 김계정씨.
잡지는 실제 교단에서 교과서로 활용된다. 그는 현재 수원 화홍고등학교에서 ‘사회문화’와 ‘법과 사회’를 맡고 있는데, 사회문화 시간에 사회 현상을 해석하는 관점으로 언급되는 기능론과 갈등론을 가르쳐야 할 때면 <한겨레> <한겨레21> <조선일보>를 들고 교실에 들어간다. “한 가지 사안을 두고 어떻게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것보다 효과가 크죠.” 수능 문제로 주요하게 취급되는 기능론과 갈등론은 청소년들이 세상을 보는 관점을 확립하는 데 주요한 계기를 제공하므로 시험 문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한다. <한겨레21> 곳곳에도 세상을 해석하는 관점들이 다양하게 스며들어 있다.
그가 <한겨레21>에서 좋아하는 코너는 시사넌센스이다. “속이 시원해집니다. 저도 남들에게 뼈 있는 말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역사관과 인생관을 점검케 하는 ‘한홍구의 역사이야기’ ‘강준만의 세상읽기’도 즐긴다. “590호 ‘거짓말의 스펙터클’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황우석 교수를 옹호하는 이들에 관한 기사가 요즘도 나오는데 그럴 때마다 590호를 그들에게 읽어줘야 할 것 같은 의무감에 시달립니다.” 그는 “많은 지면을 할애해 사안을 꼼꼼하게 정리한 공로로 상을 받아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하지만 그의 말이 이미 ‘상’이다.
“9기 독자편집위원 활동을 성실하게 못한 게 안타까워요. 아이들에게 ‘세상의 중심은 나’라는 걸 알려주고 싶어 시작했는데 고3 담임이 되어 시간을 내기 어려웠습니다. 뭐가 바쁜지.” 두 딸의 엄마인 그는 올해도 일반사회 과목으로 많은 아들딸들을 교실에서 만난다. “논술에 시사적인 문제가 많이 출제된다고 야단들이지만 시사는 시험에 나오기 때문에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세상의 모순을 깨닫고 조금씩 내 손으로 바꿔갈 수 있도록 힘을 기르는 데 도움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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