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껍데기집 상상하며 잡지 보관해둔다
상상은 대부분 희망을 안겨준다. 복권을 사서 당첨 발표를 듣기 직전까지 하는 상상도, 축구 국가대표팀이 독일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르는 상상도 다 그렇다. 올해부터 따져보면 44년 뒤, 바로 그해가 2050년이다. 내 나이가 97살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표지이야기로 다룬 ‘유토피아 2050년’은 사람들에게 삶의 연장에 대한 달콤한 유혹마저 안겨주는 희망 섞인 기사였다. 요즘의 세상 변화 속도로 볼 때 이 얘기들을 황당한 것으로 치부하고 넘어가자니 아쉽다. 초등학생들이 즐겨 그리는 ‘상상화’에 자주 등장하는 우주 세계, 해저도시 같은 것들이 실현 안 되란 법이 어딨나.
어쨌든 일을 하지 않는데 국가에서 생활비가 나오고(전혀 그럴 리 없겠지만), 교통사고를 걱정할 필요도 없고, 지금보다 더 좋은 자연환경 속에서 로봇과 한 식구가 되어 180살 넘게 살아갈 수 있다니 상상만으로도 재미있지 않나. 그러나 한편으론 끔찍하겠다는 생각도 든다. 오래될수록 품위가 더해가는 바위 덩어리에 반비례하는 게 사람의 늙음이니 말이다. 하여튼 591호는 잘 보관해두겠다. 글쓴이들과 만화를 그린 이들을 105년 전통의 서울 마포 돼지껍데기집에서 만나 소주라도 한 잔 청해야 할 것 같다. 상상은 늘 새로움을 안겨준다. /남궁명 대전시 서구 변동
난자 기증자들 지금이라도 돌봐줘야
초점 ‘성스러운 여인이 신음한다’를 봤습니다. 전 난자 기증 따윈 꿈에도 생각해보지 않은 평범한 아줌마입니다. 온 국민이 황 교수 열풍에 휩싸여 자궁이라도 내줄 듯 설쳤던 때도 말입니다. 내 몸에 가해지는 위해를 떠나서도 내 일부였던 난자가, 생명이 될 수 있는 그것이, 냉정하기 짝이 없는 의사와 과학자들에게 무슨 꼴을 당할지 알 수 없다는 걸 생각하면 그 역겨움이란…. 하지만 구국의 결단으로 자신의 난자를 기증한 분들에게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아무런 정보도 얻지 못한 채 애국심으로 거기까지 간 분들은 얼마나 속앓이를 할지. 지금이라도 위로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줘야 할 것입니다. 또 난자 기증 과정, 사후 결과가 어떠한지 알려주지 않고, 어떤 종류의 연구에 이용될 예정인지 알고 있었음에도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던 과학자들은 처벌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묻고 싶습니다. 과학이 생명보다 상위에서 행세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요. /ilyoung
* 독자의견에 채택되신 분께는 인문서 베스트셀러 <6인6색-21세기를 바꾸는 상상력>(한겨레신문사)을 한 권씩 드립니다. 2005년 3월 <한겨레21>이 주최한 인터뷰 특강(한비야·이윤기·홍세화·박노자·한홍구·오귀환)의 내용이 육성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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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groov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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