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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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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6호를 보고

등록 2005-12-09 00:00 수정 2020-05-03 04:24

턱밑까지 차오른 눈물

강기갑이라는 분이 있다. 쌀개방 법안이 통과되고 이제는 단식 그만하시라는 간곡한 만류에 농민들의 아픔을 생각하면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가 못 견딜 거 같다며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던 그 모습이 자꾸 떠올라 답답한 마음에 옆에 있던 <한겨레21>을 집어들었다. 영인이와 하나의 이야기에 가슴이 먹먹해져서 중간에 눈물이 턱밑까지 차올랐고 한참 만에야 겨우 다 읽고 결국 펑펑 울고 말았다. 미안하다, 맘이 아프다라고 말하는 것도 가증스럽게 느껴진다. 너희들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아픈 상처 안고 먼 길 떠난 고운 너희들이 그곳에선 쓸쓸하거나 아프지 않기만을 염치없이 바랄 뿐. 내일이면 또 밥을 먹고 웃고 떠들고 너희들을 잊고 지내겠지.

영인이의 이른 죽음 앞에서 우리 모두는 죄인이지만 우리는 종종 그 사실을 잊고 산다고 기자는 말했지만 그 말은 틀렸다. 우리는 항상 그 사실을 잊고 산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이야기를 또 만난 밤이다. 한참을 울고 조금 진정된 맘에 눈물 콧물 닦아가면서 멀리 시골에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린다. haitai93@hanmail.net

균형 있는 보도, 높이 평가한다

<한겨레21>의 희망과 미래를 다시 확인합니다. 최근 개에 물려 희생된 고 권영인군의 일로 여러 가지 알아보고 앞으로 제가 할 일을 찾고 있었습니다. 세 아이를 키우는 아빠라서 그런지 더더욱 권군의 일이 제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권군의 학교도 방문했고, 한 고마운 경찰관께서 준비해 운영 중인 추모 사이트에도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주류언론에서 이번 일을 비교적 비중 있게 다루었지만, 언론의 접근이 항상 그렇듯이 초기엔 다소 선정적으로 접근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우선순위에서 밀려났습니다. 정치와 행정당국에서 몇몇 얘기가 있었지만 사건의 성격상 누가 책임을 지지도 못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겨레21>이 충실한 취재를 해줬습니다. 높이 평가합니다. 기사에서 우러나오는 고인에 대한 아이들의 애정, 연민, 슬픔에 많이 공감했습니다. 앞으로도 균형감 있는 보도를 기대합니다.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부탁드립니다. 임동순

* “좋은 문장을 쓰고 싶다면 가까이 두라.” 독자 의견을 보내주신 분께는 우리말을 제대로 쓰는 310가지 방법이 담긴 <말이 올라야 나라가 오른다 2> (한겨레신문사)를 한 권씩 드립니다. 언어학자, 전문번역가 등 우리말 전문가 8명이 함께 준비했습니다.

인터넷 http://h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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