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멋지다’라고 제가 제일 잘난 양 뽐내는 모던하고 세련된 커피잔이 집에 몇 개 있다. 한눈에 보기에도 예뻐 보인다. 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며 애용하는 커피잔은 사진 속에 나온 친구(?)다. 소중히 생각하는 만큼 애지중지 사용해왔지만 아쉽게도 최근 한 친구를 쨍그랑~ 깨뜨려버려서 이제 집에 남은 잔은 정확히 세 개다.
이 커피잔이 마음에 쏘옥 드는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우리 가족의 역사가 시작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올곧이 함께해왔다는 ‘역사성’에서 찾을 수 있다. 커피잔의 내력을 잠시 볼 것 같으면, 어머니께서 30여 년 전 혼수품으로 장만해오신 것으로 처음에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연결 고리가 됐으며, 그 다음으론 우리 4남매와 차례차례 인연을 맺게 됐다. 30여 년 동안 다사다난했던 우리 집에 살면서 그 일들을 다 물끄러미 바라다보았을 것이라 생각하면 情(정)이 듬뿍 가게 된다.
그래서일까. 어머니께서도 과거를 회상하실 때면 이 커피잔에 커피를 주르륵 따르시곤 과거 여행을 떠나신다. 무던한 세월을 견뎠을 친구이기에 나 또한 앞으로도 더욱더 자주 사용하며 관리할 예정이다.
이 커피잔은 요즘 제품에 비해서 상당히 가볍고 커피의 맛 또한 좋게 해주는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는데, 사진에서 짐작이 가듯 한국산이다. 그 점도 마음에 쏘옥 든다!
황준철/ 대전시 서구 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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