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고개- 교과서의 추억]
초등학교 4학년~중학교 2학년 교과서에서 직송한 문제들
머리 싸매고 풀다가 안 되면 아이들에게 SOS를 쳐보세요
아이들의 문제집을 슬쩍 건너다 봅니다. 문제들이 참 어렵습니다. 아이들이 대견합니다. 옛날에 이런 문제를 풀었다니 나도 대견합니다. 가끔은 문제를 반도 풀지 못했는데 종이 치는 악몽을 꾸기도 하니,지금은 겪지 않아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 악몽 속으로 살짝 발만 담궈볼까요? 그것도 싫으면 아이들에게, 조카들에게 SOS를 치세요. (배점 25점, 문제당 5점)
1. ‘가끔’ 사회나 도덕 문제는 ‘단지’ 국어 문제일 경우가 있습니다. 문장 중에 나오는 ‘항상’ ‘단지’ ‘~만’ 같은 단어는 언제나 ‘요주의’ 물건이지요. 다음과 같은 문제처럼요.
[초4 사회] 차전놀이와 줄다리기와 같은 놀이들은 조상들의 생활 속에서 어떤 구실을 하였습니까?
① 가정의 평화를 빌었다.
② 단지 놀고 즐기는 데 목적을 두었다.
③ 내기를 통해 경쟁의식을 키워주었다.
④ 이웃끼리 협동하고 단결할 수 있게 해주었다.
⑤ 양반과 상민이 한데 어울려 놀 수 있게 해주었다.
2. 20대 후반을 넘으면 이제는 새로운 뇌세포의 주름을 만들기가 정말 힘들어집니다. ‘내가 외워야 할 모든 것은 초등학교 때 외웠다’가 되지요. 아이들은 포켓몬의 진화를 다 외우고, 메이플 스토리의 전략을 다 외울 수 있기에 이런 무시무시한 문제도 가능하겠지요?
[초5 과학] 씨가 퍼지는 방법과 식물이 잘못 연결된 것은?
① 동물에 먹혀서 - 찔레나무
② 꼬투리가 터져서 - 무궁화
③ 바람에 날려서 - 억새
④ 동물의 몸에 붙어서 - 도둑놈
⑤ 물 위에 떠서 - 플라타너스
3. 아이들도 정치를 합니다. 회장 선거를 하고 무리를 짓습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도 풉니다.
[초6 사회] 서울에서 뉴욕까지 가장 가까운 ‘대권 항로’를 알아보는 방법으로 적당한 것은?
① 세계지도를 펼쳐서 재본다.
② 지구본으로 재본다.
4. 우리는 목욕탕에서 벌거벗고 튀어나온 아르키메데스를 압니다. 그가 외쳤다는 ‘유레카!’도 압니다. 하지만 그가 그렇게 기뻐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모릅니다. 왜 세월과 함께 살아남는 것은 도발적이고 섹시한 사실들뿐일까요?
[중1 과학] 아르키메데스를 아끼고 후원하던 히에론 왕은 금세공인에게 금으로 왕관을 만들게 했다. 금세공인이 왕관을 만들어왔을 때 왕은 그가 금을 빼돌리고 다른 물질을 섞어 왕관을 만들지 않았는지 의심이 들었다. 왕이 아르키메데스에게 이 문제를 상의하자 아르키메데스는 왕관이 순금으로 만들어졌는지 다른 물질이 섞였는지 알아낼 방법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온갖 생각을 해봐도 도저히 방법을 찾을 수 없던 아르키메데스는 목욕탕에 가서도 오로지 그 생각뿐이었다. 그가 공중 목욕탕에서 몸을 물에 담그자 물이 넘쳤다. 그 순간 ‘부력의 원리’가 섬광처럼 번뜩였고, 그는 매우 기뻐 ‘가장 빠른 방법으로’ 왕관이 있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다.
아르키메데스가 발견한 ‘부력의 원리’는 물질의 어떤 성질을 이용한 것일까요?
① 질량 ② 밀도 ③ 부피 ④ 색깔 ⑤ 맛
5. 수학 도형 문제는 시험 시간에 자와 각도기를 준비해가서 알아내야 할 각도나 길이를 직접 재보면 됩니다. 좀 엉터리로 그림이 그려져 있을 경우는 직접 작도한 뒤 재야 하지요. 하지만 ‘변태’ 선생님은 꼭 있습니다. 0.5mm, 1° 차를 이 ‘경험주의’ 기법으로 어떻게 알아낸단 말입니까.
[중2 수학] 두 직선 l, m은 평행하다.
① 16° ② 17° ③ 18° ④ 19° 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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