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에게는 평범해 보일지 모르지만 나에겐 소중한 것이 있어서 말해본다.
오래전 친구에게 도움을 준 적이 있었다. 나는 무언가를 바라고 도움을 준 것이 아니었다. 누구든지 그런 부탁을 받는다면 해줄 것 같은 작은 도움이었는데, 정작 도움을 받았던 이는 내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크게 도움이 됐던 모양이다. 난 친구에게 필요한 사람이 됐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그 친구는 고마움의 표시로 책을 하나 건네줬다. 미우라 아야코가 쓴 <길은 여기에>라는 소설이었다. 어쩌면, 내가 준 도움으로 인한 고마움보다도 내가 이 책을 받고 느낀 고마움이 더 클지도 모르겠다.
책 뒷면엔 이 책을 소유했던 사람들의 서명이 들어가 있다. 아래엔 내 친구의 서명이 있고, 그 위에는 친구에게 이 책을 처음 선물한 다른 누군가의 서명이 새겨져 있다. 그렇게 손을 타고 건너와 내게 이어졌다. 난 이 책의 세번째 주인인 셈이다.
내 욕심일까. 곁에 오래 두고 싶어서 아직까지 누군가에게 이 책을 건네주질 못했다. 그 때의 수고로움에 대한 보상을 간직하고 싶다거나, 이 책에 대한 관심이 멀어졌기 때문이 아니다. 게으름 때문은 아니다. 단지 친구의 마음을 가까이 두고 싶어서이다. 내가 아끼는 책 여러 권 중에서도 단연 오래도록 함께 하고 싶은 그런 책이다. 하지만 그러다가 나도 내 서명과 함께 소중한 사람에게 이 책을 건네주고 싶을 때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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