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1%%]
내가 일본 소설 <빙점>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중학교 1학년 때였다.
어느 날 지리 수업 시간에 담당 선생님이 수업에 못 들어오셔서 교감 선생님이 대신 우리 반에 들어오셨다. 그 당시 내가 다니던 학교는 기독교 학교였고, 교감 선생님은 흰 머리가 꽤 멋있었던 여자분이셨다. 그분은 한 시간 동안 그 당시 인기가 높았던 소설 <빙점>에 대해 얘기해주셨는데 어찌나 맛깔스럽던지 우리들은 모두 숨을 죽이며 그 이야기를 들었다. 여학생 딸과 계모. 그 딸을 좋아하던 한 남학생과 그를 질투하는 새엄마. 그 뒷얘기가 궁금해서 버스비를 아껴 당시 600원이었던 이 책의 상·하권을 구입해서 읽었다. 그 뒤 돈만 모이면 책을 사는 습관이 생겨 <데미안> <폭풍의 언덕> <어린 왕자> <광장> 같은 책을 사서 읽는 재미를 알게 됐다. 지금 내 책장에는 그때 샀던 책들이 거의 다 꽂혀 있는데 그 중에서도 <빙점>은 나의 가장 오래된 책이다. 이젠 색깔도 바래고 겉표지도 낡고 찢어졌지만, 세월의 흔적과 함께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소중한 물건이다.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 없을까?
장명숙/ 인천시 남구 학익동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홍준표마저 오죽하면 ‘민주당 손잡으시라’…윤, 그 조언 들어야 산다
비 오는 광화문 메운 ‘윤 퇴진’ 촛불행렬…“국민 뜻 깡그리 무시”
한국 남성 불룩한 배에 ‘독거미’ 320마리…페루 공항서 체포
“곰이 벤츠 습격해서” 타낸 보험금 2억원...어설픈 그 곰의 실체
모텔 입주 안산 6층 건물서 불…51명 구조, 2명 중상
‘58살 핵주먹’ 타이슨 판정패…30살 어린 복서는 고개 숙였다
인간이 닿지 않은 50년 ‘비밀의 숲’…베일 벗자 황금빛 탄성
10도 훅 떨어뜨린 가을비…강원·경북엔 눈 내릴 수도
보드카페·미용재료 가게, 실은 성매매 업소였다…건물주도 입건
[현장] “BTS 좋지만 CCS는 아냐”…피카츄는 “화석연료 지원 중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