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현 기자 groove@hani.co.kr
지난 몇주 동안 우경구(28)씨의 눈과 귀는 4·30 재보선에 쏠려 있었다. 불량품이 나올까봐 조마조마해서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저는 국내 선거 업무에 일대 혁명을 일으킨 전자 개표기 개발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요. 사실 이번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느냐보다는 우리 회사 기계가 잘 작동할지가 큰 관심이었죠.” 다행히 ‘함량 미달’은 없었다.
“공대 출신이기 때문일까요? 시사에 무지해진다는 느낌이 견딜 수 없어서 구독 신청을 했어요. 옛날에는 ‘나도 대학생이 되었으니 이제 어른이다’라는 생각으로 도서관에서 잡지를 뒤적거렸는데, 그땐 멋으로 읽었던 것 같아요.” 군대에서 제대한 뒤 본격적으로 <한겨레21>을 탐독하기 시작했다. 한때는 컴퓨터 화면으로 읽으려고 여러 번 시도했지만 결국 포기하고 기사를 읽을 때만큼은 ‘보수주의자’가 되기로 했다.
“<한겨레21>은 눈치를 보지 않아서 좋아요.” 정치권과 기업은 가깝고도 먼 상대다. “그리고 기자들이 독자의 궁금증을 잘 헤아려 기사를 써주시니 참 좋습니다.” 상식의 나무는 쑥쑥 자란다. “얼마 전에 나왔죠? ‘초딩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기사,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어른들이 아이들의 소비문화를 올바르게 세워주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는지 걱정스럽네요. 식탁 토론이라도 해야 하는 건데….”
그에겐 28년 만에 사귄 소중한 여자친구가 있다. “항상 말이 앞서네요. 잘해준다고 해도 쉽지 않아요. 그래도 제 마음은 전해지겠죠? 굉장히 부끄러운데 평소에 못한 말을 하고 싶어요. 보리야, 아프지 말고. 사랑해.” <한겨레21>도 두 사람의 행복을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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